애플, 아마존, 야후 등 글로벌 IT업계에서 인력 이동 도미노 현상이 이어지고 있다. 애플은 스티브 잡스 사망 이후 임원들 사이에서 충성도가 떨어지고 있는데다 야후의 경우 마리사 메이어 최고경영자(CEO) 부임 이후 구글 고위직이 야후에 대거 합류하면서 고위직 이탈이 속출하고 있다. 옮겨간 이들의 자리를 메우기 위한 연쇄적인 인력 확보 전쟁이 시작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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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일 올씽스디지털은 애플이 최근 아마존 검색과 광고 부문인 A9 유닛을 책임졌던 윌리엄 스타시오를 음성인식 서비스 시리 개발 총괄로 임명했다고 밝혔다. 스타시오는 아마존 A9에서 광고 검색을 맡았듯 향후 시리의 검색품질을 높이고 광고 연계 작업을 진행할 가능성이 크다. 업계에서는 애플이 시리와 연계된 전자상거래 특화 기능을 선보이기 위해 관련 업체를 인수하거나 협력, 제휴 등을 할 것으로 점쳤지만 담당 임원이 이직함으로써 초석이 마련됐다고 내다봤다.
앞서 애플은 얼마 전 아담 벡텔 야후 인프라 담당 부사장도 영입해왔다. 네트워크 설계 전문가로 하드웨어 없이 소프트웨어만으로 데이터센터를 운영할 수 있는 개발을 담당하고 있다. 지난해 10월 야후 데이터센터 총괄이었던 스콧 노트붐이 애플로 옮겨와 클라우드 서비스를 담당하고 있는만큼 전 직장동료로서 시너지가 날 것으로 분석한 것이다.
야후는 구글에서 최고운영책임자(COO)를 데려왔다. 헨리크 드 카스트로 구글 파트너 비즈니스 솔루션 그룹 부사장이다. 내년 1월 이전에 회사에 합류할 예정이다. 주목할 만한 것은 그의 급료다. 연봉은 60만달러지만 스톡 옵션은 3600만달러에 이른다. 구글 퇴사로 인해 못 받게 된 보너스에 대한 보상으로 100만달러를 현금으로 받는다.
이들은 개발자 직급이 아니라 고위급 임원이라는 점에서 예전과 다르다. 이들은 속칭 `마피아`로 불리며 IT 업계를 좌지우지하고 있다. 포브스는 “이들은 CEO와 전략을 같이 하는지에 따라 금새 일자리를 바꾸곤 한다”며 “회사가 CEO 영입을 중요시하는 이유도 한 명이 아니라 무리가 이동하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허정윤기자 jyhur@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