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이 중국에서 현장 경영에 나섰다.
15일 업계와 삼성그룹에 따르면 베트남에서 휴대폰 사업을 챙긴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은 중국 상하이에서 반도체 등 부품사업과 TV, 생활가전 위주로 현지 사업을 점검했다.
이날 권오현 삼성전자 대표이사가 중국 상하이로 출국해 이건희 회장 일행과 합류하는 등 보다 구체적인 현황 점검과 업무 지시가 이뤄졌을 것이라는 관측이다.
지난달 삼성전자는 중국 산시(陝西)성 시안(西安)에서 반도체 공장 기공식을 갖고 본격적인 건설에 들어가는 등 중국 사업을 대폭 확대하고 있다. 삼성은 시안 반도체 공장 건설에 역대 중국 투자 중 최대규모인 70억달러를 투입할 계획이다. 권 부회장은 이 회장을 보좌해 중국내 반도체, 디스플레이 사업 현황에 대해 설명하고 현지 시장 상황을 동반 점검했다.
최지성 삼성 미래전략실장(부회장)과 이재용 삼성전자 사장은 베트남에서 중국 상하이로 이 회장과 동행했다. 윤부근 소비자가전(CE) 담당 사장 역시 베트남에서 함께 이동했다. 신종균 사장은 별도 비즈니스 일정으로 베트남에서 다른 지역으로 떠난 것으로 확인했다.
이 회장은 중국에서 부품사업 이외에 세트부문 사업 확대도 타진한 것으로 알려졌다. 유럽과 북미 경기침체가 심각한 상황에서 중국은 그나마 성장이 이뤄지는 지역이다. 특히 삼성전자 세트부문은 중국에서는 현지 로컬 업체들에 밀려 다른 지역처럼 주도권을 잡지 못하고 있다. 중국에서 점유율을 높이면서 글로벌 경기침체 장기화에 대비하는 전략을 구상했을 수 있다. 전반적인 지역 포트폴리오의 안정화 수단으로 중국에 집중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 회장이 중국 상하이를 찾은 것은 지난 2001년 11월 전자관계사 사장단회의 이후 처음이다. 당시 삼성전자와 삼성SDI, 삼성전기, 삼성코닝 등으로 참여폭을 넓힌 전자관계사 사장단회의를 개최한 것과는 달리 이번에는 삼성전자 위주로 회의를 열고 중국사업 현황과 전략을 점검중이다. 이 회장은 이날 현지 삼성 임직원을 격려하는 자리도 마련했다.
김승규기자 seung@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