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가 세계 최초로 상용 지상파 방송망에서 초고선명TV(UDTV) 방송을 시작한다.
일본 등에서 실험실 또는 두 개의 방송 주파수 대역을 합쳐서 방송한 적은 있지만, 실제 방송 주파수 대역 내에서 방송을 송출하는 것은 처음이다. UDTV 전송 표준 분야에서 주도권을 가져갈 수 있는 계기도 마련했다.
KBS는 관악산 송신소에 설치한 UDTV 송신기 준공검사를 8일 통과했고 9일 실험방송을 시작한다고 밝혔다. KBS는 66번 채널 대역에서 24시간 UDTV 실험방송을 송출할 예정이다.
이번 실험방송은 상용 방송망 대역에서 송출하는 세계 최초의 UDTV라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기존 방송네트워크를 그대로 사용하면서 UDTV를 송수신 할 수 있다는 뜻이다.
KBS 관계자는 “하나의 방송 프로그램을 지상파를 이용해 4K로 보내는 것은 세계 최초”라며 “일본의 UDTV 실험방송은 위성을 사용하거나 지상파 채널 두 개를 붙여서 송출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KBS는 관악산 송신소에 장비를 구축하고 기존 주파수 대역과 출력을 그대로 사용한다는 점에서 해외 실험방송보다 발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KBS는 실험방송 전파를 연구소에서 수신하면서 연구와 개발 등을 하게 된다. 특히 오는 11일 개막하는 `아시아·태평양방송연맹(ABU) 서울 총회`에 참가하고자 한국을 방문하는 외국 방송 관계자들에게 KBS 연구소에서 UDTV를 시연할 계획이다.
우면동에 위치한 LG전자 연구소도 UDTV를 수신할 수 있어 TV 개발 등에 활용할 것으로 예상된다. 그러나 일반 가정에서 UDTV를 보기는 어려울 전망이다. UDTV 전파를 수신하더라도 전용 디코더가 있어야 TV로 볼 수 있기 때문이다.
실험방송으로 UDTV 분야 국제 표준 개발 작업도 탄력을 받을 것으로 기대된다. UDTV 영상 표준 분야는 이미 일본이 주도권을 가져갔지만 전송 표준 분야는 아직 표준이 제정되지 않았다. 가장 먼저 상용 방송 대역에서 실험방송을 하는 만큼 다른 나라에 한국 전송 기술의 장점을 보여줄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KBS는 실험방송을 시작으로 UDTV 연구를 계속해 2018년 본방송을 시작할 계획이다.
KBS 관계자는 “UDTV 방송 로드맵에 따르면 오는 2014년 인천 아시안게임에서 시험방송을 하고, 2018년 평창 동계올림픽에서 본방송을 시작하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용어설명:UDTV
UDTV는 영화보다 뛰어난 화질과 다채널, 고품질 음질을 제공하는 차세대 방송기술이다. 일반적으로 4K 이상을 UDTV라고 부르며, 풀HD(1920×1080) 해상도의 네 배(3840×2160)다. 최근 일본 NHK는 8K(UHDTV) 테스트에 성공할 정도로 기술 경쟁을 주도하고 있다.
권건호기자 wingh1@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