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이 악재가 끊이지 않고 있는 노키아를 사야한다는 주장이 나와 비상한 관심이 끌고 있다.
8일 로이터, 포브스 등 외신은 벤처기업가이자 IT칼럼니스트인 트리스탄 루이스의 이같은 주장을 주요 기사로 보도했다. 루이스는 `애플이 노키아를 인수해야 하는 이유`라는 제하의 칼럼을 통해 현재 시가총액이 100억달러 수준인 노키아를 1000억달러 현금을 보유하고 있는 애플이 사야한다고 밝혔다.
첫 번째 이유는 특허다. 그는 애플이 향후 10년간 삼성전자와 특허전쟁을 지속할 것으로 예상되며 이를 위해서는 보유하고 있는 총알(특허권)을 보강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노키아는 LTE와 4G 핵심 무선특허를 가장 많이 보유하고 있는 글로벌 IT 업체다. 미국 내에서는 1만6000여건, 이를 제외한 국가에서도 2만여건을 갖고 있다. 게다가 노키아가 지난 2008년 퀄컴과 맺은 라이선스 계약도 큰 도움이 될 것으로 내다봤다. 노키아는 당시 향후 15년간 퀄컴의 모든 특허권을 자사 모바일 기기와 노키아 지멘스 네트워크 장비에 쓸 수 있도록 계약을 맺었다.
루이스는 최근 일었던 애플 지도 파문을 수습하는데도 도움이 된다고 주장했다. 노키아는 지난 2007년 데이터베이스업체 나브텍을 인수하며 세계 최대 지도서비스업체로 떠올랐다. 최근 오라클과 아마존도 노키아맵을 선택하면서 애플 역시 지도 개선의 실마리로 노키아를 잡으라는 주장이다. 또 모바일 TV 사업에 대한 노키아의 노하우를 꼽았다. 노키아는 지난 2000년 휴대폰 사진을 TV 셋톱박스로 옮길 수 있는 기술을 개발했다. 애플이 이 노하우를 그대로 계승할 경우 상당한 시너지를 낼 수 있을 것이란 분석이다.
주요 외신은 칼럼을 전하며 가능성을 점쳤다. 로이터는 국제신용평가사인 무디스 역시 지난 6월 비슷한 주장의 보고서를 내놓은 적이 있다면서도 `하지만 애플이 노키아를 왜 사겠느냐`라고 반문했다. 포브스, 비즈니스인사이더는 칼럼의 주장만 뽑아 나열하며 독자에게 평가를 맡겼다. IT블로그 컬투맥은 지도 서비스를 위해서라도 노키아를 인수해야 한다고 거들었다.
한 때 휴대폰 시장 최대 강자였던 노키아의 시련은 좀처럼 끝날 기미가 보이지 않고 있다. 지난주 본사 사옥을 포함한 부동산 등 비핵심자산을 4억달러가량에 처분할 것이라는 보도가 나오면서 주가가 급락했다. 이어 15년 동안 노키아에 재직하면서 스마트폰 전략을 책임져 온 일라리 누르미 회장이 7일(현지시각) 트위터를 통해 `노키아를 떠난다`고 밝혔다. 노키아는 아직까지 공식적인 입장을 내놓지 않고 있지만 파문은 쉽게 사그라들지 않을 전망이다.
허정윤기자 jyhur@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