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를 만드는 사람들]강학주 이투커뮤니케이션즈 대표

세계적 동영상 사이트 `유튜브`를 만든 스티브 첸. 첸이 다시 인터넷 세상을 뜨겁게 달구고 있다. 바로 지난달 베타서비스를 시작한 `진(zeen.com)` 때문이다. 플립보드와 비슷한 진은 큐레이션 방식 콘텐츠 공유사이트. 국내에서 스티브 첸에 도전장을 던진 인물이 바로 강학주 이투커뮤니케이션즈 대표(39)다. 강 대표는 “`정보의 바다`로 불리는 인터넷 등장으로 감당할 수 없을 정도의 정보가 넘쳐나고 있다”며 “이제는 원하는 정보를 어떻게 수집하고 관리하느냐가 화두로 떠올랐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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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빅 데이터`라는 말이 상징적으로 보여 줍니다. 매일 생성되는 정보가 상상을 초월합니다. 여기에 페이스북·트위터 등에서 쏟아지는 정보량은 `바다`가 아니라 `홍수` 수준입니다. 정보 소비자와 생산자 구분이 없어졌습니다.” 강 대표가 `콘텐츠 큐레이션` 서비스를 주목한 배경도 여기에 있다. 큐레이션(Curation)은 미술관·박물관 등에 전시되는 작품을 기획하고 설명해주는 `큐레이터`에서 파생한 용어다. 큐레이터처럼 인터넷에서 원하는 콘텐츠를 수집해 공유하고 가치를 부여해 다른 사람이 소비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서비스다. 일부에서는 개방성과 참여성 등을 이유로 위키피디아에 빗대 `위키미디어`라고도 부른다.

“큐레이션은 다른 사람이 만들어낸 콘텐츠를 목적에 따라 가치 있게 구성할 수 있습니다. 정보의 2차 생산인 셈입니다. 정보 과잉시대에 꼭 필요합니다. 구슬이 서말이라도 꿰어야 보배라는 속담에 딱 들어맞는 서비스입니다.” 그가 큐레이션에 푹 빠진 배경이다.

큐레이션을 확산시킨 대표 서비스는 `핀터레스트(Pinterest)`. 핀터레스트는 소셜 미디어 확산과 맞물려 자신이 좋아하는 이미지를 취합해 다른 사람과 공유하는 모델로 인기를 끌었다. 2010년 3월 서비스를 시작했고 2년만인 지난 3월 기준 미국 방문자 순위에서 페이스북과 트위터에 이어 3위를 기록했다.

강 대표는 국내에 큐레이션 개념을 처음 도입했다. 이 때문에 소셜 미디어 전문가로 불린다. 큐레이션은 서비스 특성상 소셜 네트워크 서비스와 밀접한 관련이 있다. 개발자 출신인 강 대표는 우연히 큐레이션 사업을 컨설팅해주다가 서비스에 푹 빠져 2008년부터 독자 플랫폼을 준비해 왔다. `마이픽업(mypickup)`이라는 플랫폼을 개발하고 베타 서비스 중이다. 조만간 이를 공개하고 `토종` 큐레이션 서비스에 나설 계획이다. 픽업은 전문 콘텐츠 지식이나 시간이 없더라도 웹·SNS 등 여러 채널에서 다양한 콘텐츠를 수집하고 재가공해 새로운 가치를 부여한다.

“큐레이션을 정확하게 이해하기 위해서는 소셜 미디어 흐름을 이해해야 합니다. 미디어는 정보 생산방식에 따라 진화를 거듭했습니다. 초기 블로그와 UCC로 촉발된 웹2.0 열풍은 소셜 미디어 시대를 연 주역입니다.” 강 대표는 이어 싸이월드·블로그와 같은 관계 서비스 중심의 1세대 소셜서비스가 등장했고 곧바로 커뮤니케이션 중심의 2세대로 넘어갔다고 진단했다.

“2세대 간판서비스인 페이스북·트위터 등은 자신의 생각을 단지 몇 줄로 적거나 사진을 찍어 올리는 등 콘텐츠 생산이 이전보다 훨씬 간편해져 이용자가 폭발적으로 늘어났습니다. 그러나 친구나 팔로어가 많아지면서 수없이 쏟아지는 과잉 메시지 때문에 큐레이션과 같은 3세대로 옮겨가고 있습니다.” 강 대표는 “큐레이션은 넘치는 정보의 홍수 속에서 자신에게 유용한 가치를 발견하고자 하는 시도”라며 “점차 SNS와 큐레이션이 맞물려 새로운 3세대 소셜 미디어를 만들어 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강병준기자 bjkang@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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