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케미칼이 고부가가치 특화제품으로 불황 탈출에 나선다.
한화케미칼(대표이사 방한홍)은 에틸렌 비닐아세테이트(EVA) 4만톤을 생산할 수 있는 플랜트를 울산시 남구 상개동에 위치한 제 1공장에 증설하고 준공식을 가졌다.
EVA는 태양전지, 전선, 코팅 등에 사용하는 고부가가치 특화제품이다. 이번에 증설한 플랜트는 비닐아세테이트 단량체(VAM)의 함량이 40% 가량의 고함량 EVA를 생산한다. 국내 EVA 생산능력은 연간 16만톤이 됐으며 이번 증설로 인한 추가 매출은 연간 1000억원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방한홍 사장은 “셰일가스 생산으로 미국 석유화학업계가 경쟁력을 회복하고 있고 중동업체 점유율도 점차 상승하고 있어 고부가가치 특화제품 위주의 사업구조로 불황을 돌파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화케미칼은 고부가 특화제품의 생산 확대를 통해 글로벌 경기침체로 인한 수요 감소, 에틸렌 가격 상승으로 인한 원가 압박, 중동산 저가제품의 점유율 확대라는 삼중고를 극복한다는 전략이다. EVA는 범용제품 대비 부가가치가 높아 시황에 따라 이익률이 100% 이상 차이나기도 한다. 특히 VAM이 40% 이상 포함된 고함량 제품은 한화케미칼을 비롯해 듀폰(미), 토소(일) 등 세계적으로 일부 기업만 생산하고 있을 정도로 고도의 기술력을 필요로 하는 제품이다. 또한 저함량에서 고함량까지 모든 종류의 EVA를 생산할 수 있는 기업은 한화케미칼과 듀폰 뿐이다.
한화케미칼은 이번 증설로 미래 성장 기반을 공고히 다졌다는 평가다.
한화그룹이 미래성장사업으로 지목한 태양광 산업이 성숙해 질수록 고품질 EVA에 대한 수요도 늘어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한화케미칼에서 생산한 EVA 수지를 한화L&C에서 시트로 만들고 이를 한화솔라원의 태양전지에 공급할 수 있는 안정적인 비즈니스 구조를 구축했다.
방 사장은 “고품질의 EVA 제품은 한화케미칼을 비롯해 듀폰 등 일부 기업만 생산하고 있을 정도로 진입이 어렵다”며 “2013년 9월 사우디합작법인이 EVA양산을 시작되면 총 31만톤의 생산능력을 확보, 단숨에 세계 2위로 EVA의 제조메이커로 부상한다”고 설명했다.
전지용 EVA를 만들 수 있는 기업은 세계적으로 많지 않기 때문에 태양광 시장이 회복된다면 수요가 급증할 것으로 보고 있다. 또한 최근 북미, 중국이 개발하고 있는 셰일가스 기반의 저가 제품이 시장이 유입될 경우 범용제품의 원가경쟁력은 더욱 위협 받을 것으로 예상되는 상황에서 한화케미칼은 고부가 특화제품의 생산능력 확대로 경쟁력을 강화할 수 있게 됐다.
한화케미칼은 성장동력사업인 태양광사업에 대해서도 자신감을 내비췄다.
방 사장은 “현재 설립중인 폴리실리콘 제조공정은 제조원가와 변동비를 고려했을 때 ㎏당 20달러 이하를 예상한다”며 “한화케미칼에서 생산한 EVA 수지를 한화L&C에서 시트로 만들고 이를 한화솔라원의 태양전지에 공급할 수 있는 안정적인 비즈니스 구조를 구축했다”고 말했다.
최호기자 snoop@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