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D 피팅 기술, 의류 유통 혁명 이끈다

온 몸을 정밀하게 3D 영상으로 구현해주는 기술이 속속 도입되면서 의류 유통에 변혁이 일어날 것인지 주목된다.

17일 파이낸셜타임스에 따르면 미국과 영국, 독일 등지에서 3D 피팅 기술을 도입하는 의류 업체가 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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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여성이 거실에서 바디메트릭스의 3D 피팅 기술을 이용해 매장에 가지 않고도 다양한 옷을 입어보고 있다. <바디메트릭스 제공>

유니크 솔루션스는 공항 검색대에서 사용하는 바디스캔 기술을 응용한 3D 피팅기를 미국 70개 의류매장에 공급했다. 이 기기를 이용하면 많은 옷을 일일이 입어보지 않아도 즉석에서 다양하게 매칭해볼 수 있다.

영국 런던에 본사를 둔 바디메트릭스는 마이크로소프트 엑스박스의 동작인식 게임기술 `키넥트`를 적용한 적외선 3D 피팅기를 개발하고 지난달 말 캘리포니아 블루밍데일 백화점에 납품했다. 16개의 센서가 10초 이내에 측정을 마치고 온 몸을 3D 영상으로 구현해준다. 스마트패드에 뜬 영상을 통해 현장에서 상담이 가능하고 이를 다운받아 집안에서 옷을 입혀볼 수 있다.

베를린에 위치한 업클로드라는 업체도 이보다 앞서 웹캠과 이미지 처리기술을 응용한 3D 피팅 기술을 선보인 바 있다.

이 기술이 광범위하게 퍼지면 의류 유통에 큰 변화가 불가피하다는 게 의류업계 예상이다.

대부분의 상품과 달리 의류는 온라인 판매가 쉽지 않은 제품이다. 입어보지 않으면 정확한 치수나 디자인을 알기가 어렵기 때문이다. 포레스터리서치에 따르면 미국 의류 쇼핑업체의 89%가 오프라인 매장을 동시에 운영하고 있다. 그러나 이 기술을 통하면 입어보지 않고도 옷을 살 수 있는 길이 열린다.

파이낸셜타임스는 “아마존이 오프라인 서점을 없앤 것처럼 3D 피팅 기술은 오프라인 의류 매장을 없앨 혁명적 도구”라고 평가했다.

3D 피팅 업계에서는 이 기술이 건강이나 개인정보 문제를 일으키지 않는다고 주장한다. 타냐 쇼우 유니크 솔루션스 최고경영자는 “3D 피팅기에서 나오는 X선은 휴대전화에서 나오는 양의 1000분의 1수준”이라면서 안전성에 문제가 없다고 강조했다. 그는 “스캔한 영상을 실물과 결합시키지 않기 때문에 누구인지 알 수 없다”고 덧붙였다.

미국 온라인 의류 시장 규모는 연간 250억달러 정도이며 3D 피팅 기술이 도입되면 더욱 확대될 전망이다.


김용주기자 kyj@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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