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보통신기술(ICT)·과학기술인들은 문재인 민주통합당 대선 후보가 ICT·과학기술 분야에서 어떤 발전 전략과 공약을 내놓을지 관심이 높다.
ICT 정책만 뽑아내 구체적 견해를 나타낸 적은 없지만 참여정부를 사실상 계승하는 것으로 볼 수 있는 문 후보가 노 정부의 `IT중시` 기조를 그대로 이어나갈 것을 기대한다. 실제로 캠프에는 참여정부 시절 `두뇌`를 담당했던 보좌진 그룹이 중용됐다.
문 후보의 공식 싱크탱크는 지난 5월 출범한 `담쟁이 포럼`이다. 연구위원장을 맡고 있는 이정우 경북대 경제학과 교수는 노무현 정부 초대 청와대 정책실장을 지냈다. 정동채 전 문화관광부 장관도 문 후보의 후원군으로 활동하고 있다.
문재인 후보 민주통합당 경선캠프에서는 학자와 기업가가 골고루 포진했다. 우선 눈에 띄는 인물은 지난 6월 민주통합당 대표에 도전했던 문용식 한반도재단 부이사장(전 나우콤 대표)이다. 문 후보 캠프는 7월 문 부이사장을 디지털캠페인 본부장과 온라인 대변인으로 선임하고 IT분야 총책을 맡겼다. 문용식 본부장은 `아프리카TV`를 서비스하는 나우콤을 창업했고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서도 `빅마우스`로 활동했다.
지난달 말 문 후보 담쟁이캠프가 대통령 예비후보 경선 선거대책위원회 인선결과를 발표하면서 문 본부장과 함께 IT 정책 구성에 머리를 맞댈 기업인 출신 인사로 장영승 미디어특보(전 나눔기술, 캔들미디어 대표)가 발탁됐다. 장 특보는 그룹웨어, 전자문서 전문회사와 콘텐츠 제작·유통사를 두루 거쳤다.
인터넷 콘텐츠에서 강점을 보였던 두 회사 사장 출신을 IT 정책 브레인으로 영입했다는 건 문 후보의 IT정책에 대한 입장을 엿볼 수 있게 한다. 문 후보는 지난 7월 31일 카카오 본사를 방문해 “IT 산업이 미래 성장동력이기 때문에 이를 격려할 필요가 있다”며 IT 육성을 약속한 데 이어 △통신시장 독과점 개선 △인터넷 실명제 폐지 정책을 제시했다.
과학기술 분야 인사로는 전 청와대 정보과학기술보좌관을 지낸 박기영 순천대 교수와 박원순 서울시장 후보 캠프 정책본부장을 역임한 김수현 세종대 교수가 중심적 역할을 한다. 박 교수는 2006년 이른바 `황우석 파문` 때 책임을 지고 보좌관직을 물러났지만 1년도 채 되지 않아 대통령 자문 정책 기획위원으로 선임돼 참여정부 과기 정책의 한 축을 담당했다. 김 교수 역시 참여정부 시절 환경부 차관을 지냈다.
캠프 관계자는 “아직까지 확정된 건 아니지만 여러 인물이 거론되고 있고, 아직까지 결심하지 못한 사람도 있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이 외에 한국경제과학기술협력협의회(회장 이수완, 선문대 교수)가 12일 여의도 동화빌딩에서 문재인 후보 지지를 선언했다. 이 단체는 2010년 출범한 학술단체로 400명의 회원을 두고 있다.
민주당 차원에서는 지난해 8월 이미 당론으로 ICT정책을 총괄하는 컨트롤타워 신설을 추진한 바 있다. `정보미디어부` 같은 독임제 부처에 대한 논의를 해왔다. IT 5대 활성화 정책으로 △방송통신 융합 컨트롤타워 재정립 △무선인터넷 활성화 △IT벤처·창업 지원 △IT 인재 양성과 연구개발(R&D) 역량 강화 △소프트웨어(SW) 강국을 위한 지원 확충안을 내놨다.
문 후보는 대선 후보체제 들어가면 핵심 브레인 인선을 매듭짓고 구체적인 정책 공약을 만들 예정이다.
오은지기자 onz@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