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기술한류`다. `케이팝(K-Pop)`에 이어 `케이테크(K-Tech)`가 글로벌 무대에서 대한민국의 위상을 높인다. 우리가 개발한 핵심 기술은 이미 `케이팝`에 버금하는 성과를 올렸으며, 앞으로 국격을 한 단계 더 끌어올릴 것으로 기대됐다.
전자신문 창간 30주년을 맞아 연 기술한류 특별좌담회 참석자들은 “우리 기술에 매료된 개발도상국을 중심으로 한국 기술이 세계로 빠르게 전파된다” 며 “기술한류를 실질적 경제 성장 동력으로 이어가기 위해 정부와 산업계가 힘을 모아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기술한류` 시발점은 반도체를 비롯한 전자산업이다. 전쟁으로 피폐한 우리 경제가 무역 1조 달러, 세계 12위 경제대국으로 부상한 것엔 수출 일등 품목인 반도체·가전·휴대폰·디스플레이가 주효했다. 값싸고 품질 좋은 `메이드 인 코리아` 전자제품은 해외 시장을 주름잡으면서 기술 한류를 열었다. 도저히 `넘을 수 없는 벽`이었던 일본 반도체·디스플레이 업체와 소니 TV, 노키아 휴대폰을 제쳤다. 인터넷과 통신 등 정보통신기술(ICT) 인프라는 여전히 세계 최고를 자랑한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는 `2012년 OECD 과학기술산업전망(STI Outlook 2012)`에서 그 비결로 높은 연구개발(R&D) 투자, 고학력 노동력, 뛰어난 혁신체제, 경쟁력 있는 대기업, 강한 ICT 인프라를 꼽았다.
우리 기업이 ?던 선진 기업들은 하나둘 줄어들더니 어느덧 거의 다 사라졌다. 전문가들은 이제 기술한류로 세계 최고뿐 아니라 `세계 최초(World first)` 기술을 만들 때라고 강조했다. 이기섭 한국산업기술평가관리원장은 “세계적인 ICT와 제조기술, 뛰어난 서비스산업을 갖춘 우리는 독창적 감성을 조화시킨다면 경쟁력 있는 상품을 만들 수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4세대 이동통신(LTE·와이브로), 조선(선박계류장치 기술), 네트워크(무선센서 네트워크), 로봇(안전 및 성능 표준기술) 분야에서 한국형 첨단기술이 국제표준으로 자리를 잡았다. 한국형원자로의 아랍에미레이트 수출, 해수담수화플랜트 등은 기술한류의 위력을 과시한다.
김흥남 한국전자통신연구원장은 “기술한류가 국가 대표산업인 ICT를 중심으로 다양한 융합 산업분야로 확산 중”이라고 말했다. 권택민 한국콘텐츠진흥원 부원장은 “기술에 문화적 요소가 가미되면 기술 진입장벽이 높아진다”며 “기술한류 강화를 위해 융합화와 창의성을 강조한 문화기술 투자 확대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나눔의 노력도 절실하다. 개도국을 중심으로 협력을 강화하면 기술한류는 더 큰 파이로 돌아온다. 힘도 더욱 세진다. 미국 등 일부 선진기업이 주도하는 세계 기술산업의 판까지 우리 손으로 바꿀 수 있다. 송종국 과학기술정책연구원장은 “과학기술 전반에 대한 대외협력수요와 기대수준은 증가하지만 대응은 개별기관에 머무는 초기단계”라며 “정보수집과 자금지원 등 정부 차원의 체계적 대응방안이 시급하다”고 말했다.
일부 대기업만이 아닌, 우리 기술 산업 전체가 세계를 주도할 수 있다는 자신감과 열정, 그리고 잠재된 창의성만 끄집어내도 `기술 한류`는 더욱 넘실거릴 것이다.
글로벌 시장 이끌 대표적 `K-Tech`
자료:한국산업기술평가관리원
윤대원기자 yun1972@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