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료방송사업자가 디지털방송을 아날로그방송으로 전환, 송출하는 것이 합법화한다. 저소득층 유료방송 시청자를 위한 `반값 디지털TV` 도입도 추진한다.
방송통신위원회는 이 같은 내용을 담은 `유료방송의 디지털전환 특별법안`(가칭)을 이달 발표하기로 했다.
특별법 핵심은 `지상파방송의 신호변환기` 운영의 법제화다. 신호변환기는 지상파 디지털 HD방송 신호를 SD방송 신호 또는 아날로그방송 신호로 바꾸는 장치다. 이 장치의 합법화는 연말 아날로그방송이 종료되어도 아날로그 가입자의 시청권을 보호하기 위해서다. 케이블TV 가입자 중 1000만가구가 아날로그 가입자다.
2011년부터 복수종합유선방송사업자(MSO)와 KT스카이라이프가 신호변환기를 운영했지만 법제화가 되지 않았다. 업계 한 관계자는 “지상파와 케이블 등 유료방송사업자들이 암묵적으로 지상파 디지털 HD방송 신호를 아날로그 신호로 바꾸지만 법적으로 명시되지 않아 언제라도 문제가 될 소지가 있다”며 “아마도 이를 막기 위해 방통위가 사전조치를 취하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방통위는 신호변환기 운영기간을 3~5년으로 정할 것으로 알려졌다. 방통위 관계자는 “기한은 법이 만들어진 다음 시행령 때 정해지는 것”이라며 “미국, 일본은 3년이나 우리나라와 상황이 다르니 좀 더 사업자들과 의논한 뒤 정할 것”이라고 밝혔다.
저소득층 유료방송 시청자를 위한 다양한 지원정책도 마련된다. 저소득층 전용 보급형 `반값` 디지털TV 보급을 추진한다. 디지털TV 보급 확대로 시청자의 직접수신이나 디지털 유료가입에 대한 선택권을 늘리겠다는 의도다. 저소득층 전용 디지털TV 가격은 시중 가격의 절반 정도가 될 예정이다.
업계 자율로 `클리어쾀` 도입도 허용된다. 클리어쾀은 지상파와 실시간채널 등 무료 방송을 시청할 수 있도록 돕는 수신장치다. 클리어쾀을 내장한 TV는 셋톱박스 임차료를 낼 필요가 없다. 사업자가 셋톱박스 구입에 필요한 비용을 절감할 수 있다.
방통위 관계자는 “가전사와 케이블사업자 간 클리어쾀 합의가 잘 되기 때문에 클리어쾀 의무화를 특별법에 넣지 않고 시장 자율에 맡긴다”며 “시청자의 권익을 위해 방통위가 클리어쾀 도입을 도와줄 것”이라고 강조했다.
아날로그 가입자의 디지털전환 유도를 위해 요금상품도 다양화한다. 디지털 유료방송 상품은 아날로그 상품에 비해 평균 1만원가량 비싸다. 아날로그 요금과 비슷한 저렴한 디지털 요금으로 저소득층, 노인층 등 취약계층의 디지털전환을 돕겠다는 취지다.
방통위는 방송사업자 의견을 수렴한 뒤 이번주 방통위 전체회의에 특별법 제정 방안을 상정할 예정이다. 방통위 관계자는 “방통위 방안이 완성된다고 해도 예산 문제로 기획재정부와 협의를 해야 하는 등 여러 절차를 거쳐야 한다”며 아직 확정된 것은 아니라고 밝혔다.
전지연기자 now21@et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