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내수 시장 활성화를 위해 가전제품 개별소비세를 인하한다. 그러나 해당품목이 적고 인하율도 미미해 판매 확대에 큰 영향을 미치지 못할 전망이다.
정부는 11일 김황식 국무총리 주재로 국무회의를 열고 자동차 및 대형 가전의 개별소비세를 인하하는 개별소비세법 시행령 개정안을 심의, 의결했다.
이에 따라 배기량 2000㏄ 이하 승용차는 현행 5%에서 3.5%로, 2000㏄ 초과는 8%에서 6.5%로 개소세가 각각 인하된다. 교육세(개별소비세의 30%)나 부가가치세(전체 금액의 10%)도 같이 인하된다.
대용량 에어컨과 냉장고, 세탁기, TV는 5%에서 3.5%로 세율이 내려간다. 인하조치는 11일부터 출고되거나 수입신고된 제품부터 적용된다. 그 이전에 출고·수입신고 돼 판매자가 보유한 재고품도 인하된 세율만큼 환급한다. 적용시한은 올해 말까지다.
개별소비세 인하로 자동차의 경우 현대차 아반떼는 소비자 부담이 32만5000원, YF쏘나타는 48만원, 그랜저는 57만3000원 세금이 낮아질 것으로 관측했다.
그러나 가전 제품은 인하 효과가 미미할 전망이다. 가격 할인 혜택을 받는 품목은 대부분 업소용이나 사업장에 사용되는 저효율 대용량 제품이기 때문이다.
냉장고는 600리터를 초과하는 제품 중 월간 소비전력량 40㎾h(킬로와트시) 이상이 개별소비세 과세 대상으로 이들 품목만 세율이 인하된다. 그러나 일반 가정에서 사용하는 냉장고는 대부분 30~35㎾h제품으로 판매가에 변동이 없다.
세탁기도 개소세 부과 기준이 1회 세탁당 소비전력량 720Wh 이상인데, 일반세탁기보다 전기를 더 많이 소비하는 드럼세탁기도 최대 500Wh 수준이기 때문에 일반 소비자들이 받을 수 있는 가격 혜택은 없다.
TV는 42인치형 초과 제품 중 소비전력(정격) 300W 이상 제품인데 시중 일반 가정에서 사용되는 평면 TV인 LCD, PDP 중 이 기준을 충족시키는 종류가 많지 않다.
이처럼 가전제품 대부분이 이미 개별소비세를 면제받고 있어 개별소비세 인하 혜택은 실효가 없을 전망이다. 일부 고용량 모델이나 PDP TV 등이 개별소비세 인하 혜택을 받겠지만 금액으로 따졌을 때 2만원~4만원 안팎이라 소비자가 피부로 느낄 수 있을 정도는 아닌 것으로 분석됐다.
정부는 이날 국무회의에서 유해환경으로부터 청소년을 보호하기 위해 선정성이나 폭력성 등 매체물의 내용 정보를 표시하고, 이용자 나이와 본인 여부를 확인하도록 한 청소년보호법 시행령 개정령안을 처리하는 등 법률안 9건, 대통령령안 6건, 일반안건 5건, 즉석안건 3건 등을 처리했다.
권상희기자 shkwon@et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