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국민카드의 김지희 차장. 10년 넘게 옛 LG정보통신과 SK텔레콤에서 고객관리시스템 개발과 마케팅 등을 두루 섭렵한 그녀가 지난해 이 회사 컨버전스추진팀에 둥지를 틀면서 KB국민카드에 재밌는 일이 많아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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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SM엔터테인먼트와 함께 서울 삼성동 코엑스에서 개최한 `2012 에스.엠.아트 엑시비션(S.M.ART Exhibition)`가 김 차장의 작품이다.
KB국민카드는 기존의 자사 카드 결제 시스템을 응용, 이 전시회의 `스마트 환경 시스템`을 구축했다. 국민카드는 연인원 1만여명인 내장객의 입·퇴장 관리 시스템을 비롯해 체험관 예약, 전시장 스탬핑 등 전시회를 효과적으로 운영하도록 모바일 기기와 카드를 활용한 관리·운영 시스템을 제공했다.
고도로 숙련된 IT 운영 노하우가 있어야만 구상이 가능했던 프로젝트였다. KB국민카드로선 처음 해보는 시도였지만, 김 차장의 지식과 경험 있어 성공적으로 끝낼 수 있었다는 게 사내 평가다.
신한카드 모바일사업팀엔 다음커뮤니케이션 출신인 김재욱 과장이 있다. 김 과장은 스마트앱 기획과 관리 등을 도맡아 수행한다. 모바일사업팀이긴 하나 주위 동료들은 대부분 금융분야 전문가들이다. 이 때문에 UI(사용자인터페이스) 신규 개발 등 전문적 지식이 필요한 부분에선 김 과장의 도움이 필수다. 김 과장은 “다음에서 근무할 때와 달리 경직된 조직 문화 환경에 처음엔 적응하기 힘들었지만 새 분야를 내 손으로 개척한다는 보람이 크다”고 말했다.
주로 이동통신사나 인터넷 포털 등 IT 관련 업종 출신이 주를 이루지만, 유통·화학·건설 등의 분야에서 근무경험이 있는 이색 경력자들도 적잖다.
지난달 비씨카드 대표로 발탁한 이강태 사장 역시 대표적인 융합형 이력자다. 이 사장은 현직 카드사 사장 중 유일한 비금융권 출신이다. LG유통을 시작으로 한국IBM 유통영업부 실장, 삼성테스코 부사장 등을 거치며 리테일 분야에서 잔뼈가 굵은 이 사장이 카드 밥을 먹기 시작한 건 지난 2009년말 하나SK 대표를 맡으면서다. 그는 취임한지 한 달도 안돼 모바일 사업 강화와 조직 혁신, 파격 인사 단행 등으로 비씨카드는 물론, 카드업계 전체에 활기를 불어넣었다.
이 사장은 “카드시장이 침체 일변도인 것은 사실이나, 금융과 통신의 컨버전스 영토를 확대하면 신용카드 시장도 새로운 수익을 창출해낼 수 있다”고 강조했다.
류경동기자 ninano@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