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태양광 보조금, 모두를 불행하게 한다

시장질서에 반하는 과도한 보조금 집행이 글로벌 태양광 시장을 불행에 빠뜨리고 있다. 독일과 미국, 한국 등 주요 태양광 제품 제조국은 물론이고 당사자인 중국 업체까지 생존 위기를 겪고 있다.

10일 블룸버그에 따르면 독일 작센 안할트에 위치한 태양광 패널 제조업체 소벨로가 지난 달 26일을 끝으로 문을 닫았다. 창업 7년 만에 1000여명의 실업자를 남기고 폐업한 것이다.

소벨로 바로 옆에 자리한 큐셀은 파산 직전에 우리나라의 한화솔라에너지가 인수했다.

세계 최대 자동차부품업체 보쉬는 튀링겐 지역에 위치한 태양광 제조공장을 올해 말까지 폐쇄하기로 했다. 이 회사는 태양광에 15억유로를 투자했다. 미국 퍼스트솔라도 지난 4월 유럽에서 가장 큰 브란덴부르그 공장 문을 닫고 1200명을 해고하기로 했다.

최근 수년간 파산보호를 신청한 태양광 업체만 12개가 넘는다.

독일은 통일 이후 낙후되고 오염된 동독 경제를 부흥시키기 위해 독일 동부 지역에 집중적으로 태양광을 포함한 신재생에너지 산업단지를 조성했다. 20여년간 이 지역에 투입한 자금만 3750억유로(약 540조원)에 달한다. 작센 안할트와 튀링겐, 브란덴부르그주 모두 동부 지역에 위치해 있다.

그러나 이 꿈은 중국 태양광 업체들의 저가공세에 물거품이 될 위기에 처했다. 작센 안할트 주 실업률은 지난해 11.6%나 된다. 전국 평균 6.8%보다 훨씬 높다. 6000여 업체가 직간접적으로 태양광 산업에 종사하고 있어 실업률이 증가할 위험이 있다.

중국 업체의 글로벌 태양광 시장 점유율은 2006년 26%에서 66%까지 치솟았다. 같은 기간 독일 업체 점유율은 23%에서 4%로 급감했다.

이 같은 현상은 미국에서도 벌어지고 있다. 지난해 에버그린솔라와 스펙트라와트, 솔린드라가 두 달 사이에 파산신청을 했다. 이 과정에서 1200명 이상이 일자리를 잃었다.

우리나라에서도 한 태양전지 업체가 법정관리를 신청한 상태고, A 태양광 업체가 대규모 구조조정 작업을 벌이고 있다.

단순히 시장점유율을 빼앗기는 것을 넘어서 제조업체가 파산하고 일자리가 사라지자 유럽과 미국 당국은 최근 중국 태양광 업체를 반덤핑 위반 혐의로 조사하고 나섰다.

역설적인 것은 저가공세를 펼친 중국 태양광 업체들도 공급과잉에 발목을 잡혔다는 점이다. 선텍과 잉리, 트리나솔라 3대 태양광 업체가 2분기 일제히 적자를 기록했다. 선텍 창업자 스정룽 회장은 실적 악화 책임을 지고 물러나기도 했다.

블룸버그 뉴에너지 파이낸스에 따르면 중국개발은행은 2010년부터 지금까지 태양광과 풍력 제조부문에 모두 473억달러를 지원한 것으로 집계됐다.

결국 시장질서에 반하는 중국 당국의 과도한 보조금 집행이 모두를 불행하게 만드는 결과를 초래한 셈이라고 전문가는 진단했다.


[표] 국가별 태양광 업체 경영난 현황

(자료: 블룸버그)

중국 태양광 보조금, 모두를 불행하게 한다

김용주기자 kyj@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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