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을 투자하는 것이 아니라 지식을 투자합니다, 대신 대출을 받도록 주선하거나 벤처캐피탈(VC)을 소개해줍니다.” 한적한 델프트시 한켠에 위치한 예스! 델프트(YES!Delft) 건물. 문을 열고 들어서면 입구 주변 3개 벽면이 회사 명패로 채워져 있다. 철문을 열고 안으로 들어가면 중간에 탁 트인 공간을 둘러싸고 2~3층으로 이뤄진 사무실이 늘어서 있다. 인터뷰 도중에도 한 쪽에서는 기계로 물건을 내려치는 실험을 하고 있어서 시끄러웠다. 갑자기 지게차가 등장해 2층으로 대형 상자를 올리는 장관도 연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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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금 지원은 없더라도 자유롭게 사고하고 상상력을 발휘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 준다는 걸 한 눈에 알 수 있었다. 아르노 줄리앙 예스델프트 인큐베이션 센터장은 자금 지원 보다는 창업 교육에 대해 강조했다. 델프트시와 필립스가 주로 출자해 만든 예스델프트는 델프트 공대 학생이나 졸업생이 창업할 때 도움을 받는 창업 진흥 센터. 예스델프트 안에는 4개 센터가 있고 창업 단계별로 교육·멘토링을 지원한다.
인스피레이션 센터에서는 델프트 공대에 다니는 학생과 교수에게 기업가정신을 고취시키는 교육 커리큘럼을 제공한다. 에듀케이션 센터에서는 학·석사 과정 학생이 회사를 설립하는데 필요한 기술 등을 교육한다. 두 과정을 수료하고 실제로 기술 기반 회사 창업에 뛰어든 사람은 인큐베이션 센터에 지원할 수 있다.
인큐베이션 센터에서는 사무실을 헐값에 임대해주고 사업계획서를 다듬도록 한다. 대학 교수, 투자자, 은행 관계자, 컨설턴트, 대기업 투자 담당자 등이 이 프로그램에 참여해서 멘토링단이 된다. 항상 상주하는 코치가 있어 문제가 생기면 바로 상담을 요청할 수 있다. 이곳과 연계된 VC는 120여개다. 머물 수 있는 시간은 3년.
줄리앙 센터장은 “계속 젊은 회사가 유입되고 정보 교류가 쉽기 때문에 사업을 하는데 효과적”이라고 설명했다.
오은지기자 onz@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