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수시장이 작은 건 축복입니다.” 언뜻 이해가 가지 않은 말이다. 미코 카이파이넨 오블린 공동창업자 겸 최고운영책임자(COO)는 내수시장이 작은 게 오히려 잘 된 일이라고 했다. 시장이 크지 않을 바에야 작은 것이 더 낫다는 것이다. 그래야 내수 시장에 미련을 버리고 글로벌 시장에 곧바로 뛰어들 수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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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년 12월 핀란드 헬싱키에 창업한 오블린(Ovelin)은 기타 연주 학습 애플리케이션(앱) `와일드 코드`를 개발해 세계시장에서 입지를 다지고 있다. 아이패드에서만 이용할 수 있었는데도 출시 첫 달에만 세계에서 1만명이 다운을 받았다. 별점 4.5점을 받았고, 6월까지 15만명이 다운로드를 받았다. 음악 카테고리에서 34개국 1위를 차지했다.
창업 후 현지 스타트업 지원 기관인 테케스와 스타트업 사우나 지원을 받던 그들에게 글로벌 투자 유치 기회가 찾아왔다. 영국 런던 테크시티에서 열리는 스타트업 행사에서 미국 벤처캐피털 `트루벤처스` 투자자를 만난 것이다. 트루벤처스는 신생 스타트업에 150만달러를 투자했다. 카이파이넨 COO는 “극히 예외적인 일”이라면서 “미국 벤처캐피털은 미국 회사에만 투자하는 게 일반적”이라고 말했다. 그는 “제품 개발도 중요하지만 세계로 나가서 사람을 만나고 제품을 알리는 작업을 이른 시기에 시작하는 게 중요하다”면서 “해외에서 열리는 행사에 적극 참석해 잠재적 투자자를 꾸준히 사귀어두는 게 좋다”고 강조했다.
투자 시장 자체가 글로벌하게 움직여 핀란드 회사라고 핀란드에서만 투자받을 생각을 해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뉴욕이나 런던, 베를린 등 세계 여러 곳에서 투자를 유치할 수 있는 시대가 왔다는 판단이다. 한국 스타트업 글로벌 진출에 대해서는 “자신이 처한 상황에만 집중하지 말고 세계 곳곳에서 무슨 일이 벌어지는지 관심을 가져야 한다”면서 “각국에서 열리는 큰 규모 행사에 적극적으로 참가해 자신을 알리고 필요하면 본사를 해외로 옮긴다는 각오도 가져야 한다”고 조언했다.
김용주기자 kyj@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