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레인의 전자정부 구현 수준은 걸프 지역 국가 중 가장 높다. 세계적으로도 16위 수준으로 높은 편이다. 바레인 정부가 전자정부 구현에 적극적인 것은 경제 성장을 위한 `비즈니스 프렌들리` 때문이다. 바레인은 비즈니스 프렌들리를 위해 모든 행정서비스를 통합, 자동화하고 있다. 이번 BLIS 구축 사업도 결국은 투자자들이 바레인에 투자하는 데 있어 조금도 불편이 있어서는 안 된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전자정부 서비스의 수혜자는 자국민은 물론이고 바레인에서 일을 하는 모든 이주민자도 해당된다. 비자를 받고 바레인에 체류하면 누구나 주민등록번호(CR)를 부여받는다. CR가 있으면 다른 모든 전자정부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다. 바레인 정부 입장에서 외국인 역시 경제성장을 위해 반드시 필요한 존재이다. 바레인 공식 인구는 120만명이지만, 실제 자국민은 50만명에 불과하다. 자국민만으로는 경제 성장이 이뤄지지 않는다.
전자정부 서비스가 비즈니스 프렌들리에 맞춰진 또 다른 이유가 있다. 바레인의 모든 사회간접자본(SOC) 인프라는 해외 아웃소싱으로 만들어진다. 교량, 건물, 도로 등은 물론이고 통신 네트워크 등 정보통신(ICT) 인프라까지 해외 기업이 만들고 있다. 전자정부 시스템도 모두 해외기업이 구축한다. 바레인은 좋은 인프라는 갖고 있지만, 인프라를 만드는 기술은 갖고 있지 못한 셈이다. 결국 해외 기업에 의존할 수밖에 없고, 해외 기업은 바레인 내에서 편리하게 일을 할 수 있어야 했다.
바레인 정부가 전자정부를 확대, 구현하고 있지만 과거의 명성을 되찾는 데는 시간이 필요할 전망이다.
유준하 주바레인대사관 대사대리는 “바레인 정부가 전자정부 구축으로 제2의 경제성장을 추진하고 있지만 정치적 불안까지 겹쳐 두바이와 도하에게 빼앗긴 경제 중심지를 되찾는 데는 다소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예측했다.
마나마(바레인)신혜권기자 hkshi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