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FA 2012] 짝퉁 디자인, 미흡한 기술력…"중국 역시 아직은"

#1. 중국 가전 기업 창홍(ChangHong)은 독일의 고가 TV 브랜드 `로에베(LOEWE)` 디자인과 상당히 유사한 TV를 전시해 해외 언론의 입방아에 오르내렸다. 이 제품은 유럽 시장 공략을 위한 프리미엄 제품군 중 하나로 출시를 앞두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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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LG전자 TV사업 연구원이 중국 하이얼의 3DTV를 시연해보며 고개를 갸웃거렸다. “3D 초점이 맞지 않네요. 기술력이 떨어져서 3D 영상 초점이 잘 안 맞는 것입니다.”

중국 가전 제조사들이 프리미엄급 디자인을 구현한 TV와 백색가전을 다수 선보이며 유럽시장 공략에 불을 댕기고 있다. 그러나 `짝퉁` 디자인과 미흡한 기술 문제는 여전히 해결해야 할 숙제로 보인다.

지난달 31일부터 오는 5일까지 독일 베를린에서 열리는 국제소비가전박람회(IFA) 2012에는 콩카, 하이얼, 하이신, 창홍, TCL 등 중국 유수의 가전 제조사들이 제품을 선보였다. 얇은 베젤 디자인과 풀HD급 대형 TV가 주를 이뤘으며 백색가전은 유럽 시장을 겨냥한 회색 메탈 소재의 양문형 및 프렌치도어 냉장고와 드럼 세탁기 위주로 전시했다.

중국 가전사들이 선보인 TV는 한국·일본 제품과 외견상 큰 차이가 없었다. 삼성·LG전자가 선보인 제로 베젤 수준은 아니지만 베젤 두께가 1㎝ 남짓한 40~50인치대 제품을 다수 선보였다.

냉장고와 드럼세탁기는 유럽 시장이 선호하는 디자인 위주로 전시했다. 하이얼은 다양한 색상과 재질을 적용한 제품을 전시했으며 와인셀러와 냉장고를 합친 새로운 제품으로 눈길을 끌었다. 드럼세탁기는 고유의 `스마트 드라이브 모터` 기술을 별도로 시연했고 조작부를 터치패널로 제작해 고급스러운 디자인과 성능을 모두 강조했다.

중국 기업 부스 참관 중에 만난 삼성·LG전자 관계자들은 “디자인은 나아졌지만 기술력이 문제”라고 입을 모았다. 65인치 UD TV(하이센스), 투명 LCD(칭화동방) TV, 무안경 3DTV(칭화동방), 아이 트래킹 기술을 적용한 TV(하이얼) 등 첨단 기술 기반의 시제품을 선보였지만 아직 경쟁할만한 수준은 아니라는 것이 공통된 의견이다.

생활가전 역시 에너지 절감력, 디자인 마감의 견고성 등에서 뒤쳐진다는 평가다. 삼성전자 생활가전부문 관계자는 “중국 가전사들이 해외 업체를 인수하며 빠르게 기술력을 향상시키고 있는 것은 사실”이라며 “하지만 미흡한 완성도와 성능 등 중국 제품에 대한 유럽 시장의 불신을 씻어내기는 아직 먼 것 같다”고 평가했다.

차강희 LG전자 디자인경영센터 HE디자인연구소 상무는 “중국 TV 제조사들이 국내 업체의 디스플레이 모듈을 채택하니 쉽게 베젤리스 디자인을 구현할 수 있게 된 것”이라며 “새로운 디자인을 내놓으면 1년 안에 따라오고 있어 디자인 차별화는 점점 어려워지고 있다”고 평가했다.

베를린(독일)=

배옥진기자 withok@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