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스카이라이프가 방송통신위원회 시정권고를 어기고 위성방송 수신기 없이 IP망을 이용한 위성방송(DCS) 가입자를 계속 유치하기로 했다. 방통위는 KT스카이라이프가 DCS 가입자를 계속 받는다면 행정적 구속력이 있는 시정명령을 내리기로 했다. 기업이 정부 방침에 이례적으로 반기를 들면서 DCS를 둘러싼 위법 논란이 산업계에서 민관 대립으로 확대됐다.
문재철 KT스카이라이프 대표는 30일 KT 본사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방통위가 대못을 박을 때까지 스카이라이프는 DCS 가입자를 계속 받을 것”이라며 “DCS 가입자 해지를 생각해 본 적이 없다”고 주장했다.
문 대표는 방통위의 DCS 서비스 위법 결정 철회를 요구했다. 문 대표는 “DCS는 3만6000㎞ 상공을 거쳐 온 위성신호의 최종 접점에서 아주 짧은 구간을 인터넷망으로 이용한다”며 “이를IPTV로 보는 방통위 판단은 잘못된 것”이라며 “많은 법무법인에서 DCS가 위법성이 없다는 자문을 받았다”고 설명했다. 그는 “빠르게 변하는 기술을 방통위의 법이 따라가지 못해 무작정 법 개정을 기다리다가 신기술은 발전하지 못한다”며 “DCS는 많은 소비자가 원하는 기술이고 우리는 소비자의 선택을 따를 것”이라며 방통위를 강하게 비판했다.
방통위는 KT스카이라이프가 시정권고를 어기면 시정명령을 내리기로 했다. 시정권고는 구속력이 없지만 시정명령은 행정적 구속력이 있다. 시정명령이 내려지면 사업자는 사업허가 취소 등과 같은 행정처분을 따라야 된다. 사업자가 행정당국의 시정명령에 따를 수 없다고 판단하면 법적 소송이 가능하다.
김준상 방통위 방송정책국장은 “KT스카이라이프에 시정권고와 시정명령 예고가 오늘내일 안에 갈 것이며 이를 어긴다면 시정명령을 내릴 예정”이라고 강조했다.
KT스카이라이프 관계자는 “지금은 시정권고를 받은 상황이라 소송을 할 수 없지만 시정 명령을 받는다면 법적 소송을 할 가능성도 열어두고 있다”고 밝혔다.
방통위는 지난 29일 DCS 서비스가 위법이라고 결정하고 KT스카이라이프에 DCS 가입자 모집을 중단하고, 기존 가입자도 해지하도록 시정권고를 내렸다.
전지연기자 now21@et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