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린네트워크/현장을 뛰는 사람들]김용완 전력거래소 전력시장처장

“지금의 전력상황은 국가위기 수준입니다. 올 여름에도 수요관리를 하지 않았다면 전국적인 블랙아웃 사태를 직면했을 수도 있었습니다. 경제성 논리를 떠나 안보차원에서 수요관리에 힘을 기울여야 할 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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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용완 전력거래소 전력시장처장은 국가 전력수급에 있어 신규 발전소 증설보다 전력 수요관리 고도화가 더 필요하다고 주장한다. 당장 전력과부하를 걱정하는 시점에서 3년 이상의 시간이 걸리는 발전소 증설에만 기댈 수 없다는 것이다. 특히 전력설비의 포화와 민원에 따른 신규설비 투자가 싶지 않은 지금, 수요관리에 대한 심도 있는 검토가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6월부터 유독 무더위가 기승을 부렸던 올 여름은 수요관리 활약이 어느 때보다 두드러졌다. 올해 수요관리를 통해 절감한 전력량은 약 3만4168㎿h로 지난해보다 두배가 넘는 실적을 거두었다. 만약 수요관리로 산업계의 전력사용량을 줄이지 않았다면 정전위기를 맞이했을 법한 날도 수차례다. 전력위기감이 고조되면서 올해 7월부터는 지능형수요관리라는 새로운 모델도 도입했다. 기존 수요관리가 공장과 같은 대규모 사업장 위주였다면 지능형수요관리는 대형마트·통신회사 기지국·빌딩 등으로 그 대상을 확대하고 전력감축도 한시간 내에 가능하다.

하지만 새로운 모델을 적용하는 등 강력한 수요관리 정책을 펼친 노력에 대해 곱지않은 시선도 있었다. 관련 예산을 일찌감치 소진하다보니 일각에서는 이를 두고 세금으로 정전을 막고 있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이에 대해 김 처장은 국가위기를 담보한 무책임한 발언이라고 반박한다.

김 처장은 “수요관리에 들어가는 비용은 정전사태를 예방하는 비용”이라며 “전국적인 블랙아웃이 발생했을 때 복구비용이 수십조에 달하는 것을 감안하면 결코 낭비가 아니다”라고 말했다.

다가올 동절기 전력수급에 대해서도 수요관리의 필요성에 대해 강한 의지를 내비쳤다. 가급적 한정된 범위에서 수요관리 비용을 지출해야 하지만 전력수요가 공급의 턱밑까지 올라온 상황에서 수요관리시장 운영없이 수급을 맞추기는 힘들다는 분석이다.

김 처장은 신규 대형발전소의 가동으로 전력공급이 여유를 찾는 2~3년 뒤의 계획으로 비상시 수요관리가 아닌 경제적 수요관리 모델의 정착을 구상하고 있다. 특정 사업자가 계약에 따라 일정량의 전력수요를 감축해 가동되는 발전소의 수를 줄여 전력가격을 낮추는 시스템이다.

김 처장은 “지금은 전력위기로 비상 수요관리밖에 못하지만 향후에는 적은 비용으로 더 많은 전력감축을 하는 사업자를 선별할 수 있을 것”이라며 “이렇게되면 소비자에게 공급되는 최종 전기요금도 낮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조정형기자 jenie@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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