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폰 가입자 3000만명 시대가 열렸다. 스마트폰 대중화는 정치·경제·문화 현상은 물론이고 국민의 생활 풍속도까지 똑똑하게 바꿔놓았다. 통신 산업 전반에 새로운 성장 모멘텀을 제공하는 스마트 혁명을 가져온 것도 사실이다.
그러나 스마트폰 3000만 시대의 속을 들여다보면 씁쓸한 단면이 보인다. 통신 사업자들이 올해 들어 실적 악화에 빠지면서 최근 너 나 할 것 없이 긴축 경영에 돌입한 일이다. 국내 통신 사업자들은 지난 1990년대 후반 이후 근래 스마트 혁명에 이르기까지 IT 코리아의 성장 축이었다. 대대적인 설비 투자로 새로운 통신 서비스를 도입하면 이는 다시 신규 파생 산업을 태동시키는 IT 산업 선순환 구조의 중심이었다.
이런 통신 사업자들이 스마트폰 3000만 시대에 허리띠 졸라매기에 나섰다니 아이러니가 아닐 수 없다. 삼성전자가 세계 스마트폰 시장 절대 강자로 자리매김했고, 앱을 비롯해 다양한 스마트 산업도 만들어졌다. 과거 피처폰 시절보다 가입자당월평균요금(ARPU)이 오른 것도 맞다. 전체 통신 산업의 외연은 분명 넓어진 것이다.
그럼에도 통신 사업자들이 실적 부진에 허덕이고 있는 것은 스마트폰이 새롭게 창조해낸 과실을 따는 쪽이 다른 데 있다는 뜻이다. 불황 속에서도 나홀로 승승장구하고 있는 삼성전자와 애플·구글을 굳이 거론하지 않아도 짐작할 만하다.
가장 우려스러운 문제는 통신 사업자들의 긴축 경영이 설비 투자 침체로 이어질 경우다. 당장 거대 후방 산업군, 즉 협력사에 타격을 줄 수 있는 것은 물론이다. 나아가 모바일 산업의 지속 가능한 성장에 제동이 걸릴 수도 있다. 통신 산업의 선순환 발전 구조를 시급히 모색해야 하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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