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사람]한경수 고리원전 1발전소장

“지난 3월 정전은폐 사건이 알려진 후 여론의 뭇매 속에서 발전소의 안전성을 처음부터 다시 점검하고 안정 판정과 함께 주민을 설득하는 지난 5개월은 평생 잊혀지지 않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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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달 6일 재가동에 들어간 고리원전 1호기를 책임지고 있는 한경수 발전소장의 감회다. 정전사고 은폐와 납품비리로 쉴 새 없는 지탄을 받았던 한국수력원자력에서도 가장 논란의 중심이었던 곳에 수장으로서 궂은 일을 마다하지 않았던 그다.

고리 1호기 논란은 지금도 진행형이지만 이번 재가동에 대해 한 소장은 만반의 준비를 했다고 자부한다. 34년간 상업운전 중인 고리 1호기. 하지만 이번 안전성 보강작업을 통해 모든 핵심설비들을 교체했다. 국내 최초 원전으로 시행착오를 겪으며 고장이 잦거나 성능이 떨어지는 설비는 정비보다는 과감하게 교체하는 원칙을 내세웠다.

한 소장은 “인체로 비유하면 주요 장기라 할 수 있는 증기발생기·원자로냉각재펌프·터빈·발전기는 물론 전기케이블·배전반을 모두 새것으로 교체했다”며 “건물은 그대로지만 중요설비들은 교체되어 리모델링을 마친 발전소”라고 말했다.

안전성 제고 과정에서 많은 어려움도 있었다. 특히 정전사고를 초래한 비상발전기의 설비개선과 성능을 입증하는 것이 중요했지만 당시 팽배한 불신 분위기로 검증 작업이 마음처럼 되지 않았다.

국제원자력기구(IAEA) 수검도 만만치 않았다. 일각에서는 IAEA가 친원전 성향으로 각본에 맞춘 점검이라는 의혹을 제기했지만 한 소장은 IAEA 점검이 정전은폐 사건을 중심으로 수행돼서 오히려 수검결과가 부정적으로 나올까 걱정했다고 당시를 회상한다. 다행히 가장 많은 우려를 받았던 원자로 압력용기의 안전성도 원자력안전위원회가 IAEA 등으로 부터 안전하다는 평가를 받았고 다시 한 번 주민들이 추천한 전문가와 재점검을 받아 안전성을 재차 확인했다. 5개월의 노력이 인정받는 순간이었다.

고리원전 1호기가 재가동 한지 2주째. 최근에는 원전 안전운전을 지속할 수 있는 역량강화와 문화정착에 힘쓰고 있다. 우선은 저하된 직원 사기 충전이다. 5개월간 쉬지 않고 진행한 계획예방정비와 여러 기관으로부터의 검사와 조사로 고리원전 직원들의 몸과 마음은 모두 지쳐있는 상태다.

한 소장은 “현 시점에서 중요한 것은 직원들의 사기를 증진시켜 자신감을 찾고 다시 안전운전에 노력을 집중하는 것”이라며 “소통이 잘되는 가족 같은 근무 분위기를 조성해 직원들이 역량 향상과 성취감을 얻을 수 있도록 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정비품질을 향상시켜 고장을 줄이고 인적실수 예방기법을 개발해 오조작이나 방심으로 인한 운전정지 요인을 줄일 예정이다. 이런 노력을 진정성을 갖고 계속하면 원저에 대한 국민적 신뢰도 점차 되찾고 이미지도 좋아질 것이라는 게 한 소장의 생각이다.

한 소장은 “과거의 어려움을 극복하고 새롭게 시작하는 한수원의 모습을 지켜봐 달라”고 당부했다.


조정형기자 jenie@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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