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캔한 만화를 해외 블로그에 올린 뒤 국내 사이트와 연결하는 신종 불법복제 유통이 기승을 부린다. 정부와 만화 업계가 이들과 전쟁을 선포하고 단속을 강화한 결과 상반기 적발 건수가 이미 지난해 전체를 넘어섰다.
20일 한국저작권단체연합회 저작권보호센터에 따르면 올해 6월 말까지 만화 불법복제 적발 건수는 6354만1353점으로 사상 최다를 기록했다. 지난해 전체 5333만7106점을 웃도는 수치다.
최근 가장 눈에 띄는 불법복제 수법은 이른바 `저작권피난처(Copyright Haven)` 활용이다. 해외 블로그에 불법복제 만화를 올린 뒤 국내 사이트 주소를 링크하는 방식이다. 단속의 손길이 닿지 않는 해외를 우회한 유통이 공공연히 이뤄진 셈이다.
적발한 불법복제 만화는 스캔이나 디지털카메라로 촬영한 후 유통됐다. 불법복제업자가 스캔한 이미지 파일을 PDF로 변환한 뒤 하나의 책 형태로 만드는 치밀함도 눈에 띈다.
올해 들어 불법복제 만화 단속이 늘어난 것은 일본이나 미국 등 해외 만화 저작권자들의 권리보호 위임이 확대됐기 때문이다. 스마트폰과 스마트패드 이용자 급증도 한몫했다.
만화 `짱`을 펴낸 대원씨아이 관계자는 “정보기술이 발달하면서 만화책을 쉽게 스캔할 수 있고, 불법복제한 만화는 영화나 음악보다 데이터 용량이 작기 때문에 공유가 쉽게 이뤄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정부는 만화 저작권 보호를 강화했다. 저작권보호센터는 만화 전담 재택 모니터링 요원을 확대했다. 상대적으로 감시가 소홀한 야간과 주말, 공휴일에도 24시간 쉬지 않고 불법복제 만화를 적발할 방침이다. 최윤호 한국저작권단체연합회 파트장은 “만화가 주로 게재되는 카페 또는 블로그를 집중 모니터링해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작품별로는 학원만화 `짱`이 우리나라 만화 중 가장 불법복제가 빈번히 이뤄졌다. 짱 불법복제는 284만3970건으로 2위 용비불패 136만5713건보다 2배 이상 많았다. 외국 만화 중에서는 원피스가 1위를 차지했다. 나루토와 블리치가 뒤를 이었다.
불법복제 만화 단속 추이
자료:저작권보호센터
김원석기자 stone201@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