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유휴설비 정보포털사이트가 설비 외에 특허·원자재·재고자산 등을 거래할 수 있는 종합 중개사이트로 탈바꿈한다. 벤처 창업 붐과 함께 실패한 기업가 재기를 위한 탈출구(Exit)가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높은 가운데 추진돼 주목된다. 유휴설비 정보포털은 휴·폐업 또는 업종전환 기업이 자산을 매각하는 창구로 활용돼 왔다.
중소기업진흥공단은 유휴설비 정보포털사이트(findmahine.or.kr)를 유휴자산 거래 포털사이트로 확대·개편한다고 20일 밝혔다. 유휴설비와 공장 이외에 재고품·원자재·특허기술·기술인력 등이다. 기업이 폐업 또는 업종 전환 시 인력을 포함해 보유자산 모두를 매각할 공간이 만들어진다.
다음 달부터 연말까지 4개월간 2억5000만원의 예산을 투입한다. 시스템 전면 개편으로 명칭도 `중소기업 유휴자산 중개장터`로 바꾼다. 인수(매수)기업은 설비뿐만 아니라 특허와 연구개발(R&D) 인력을 함께 흡수할 수 있다.
유휴설비 정보포털이 휴·폐업자를 위한 대표 설비 매각 공간으로 자리 잡았던 점을 감안하면 시스템 개편이 벤처생태계 활성화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됐다. 매도 기업은 보유자산 모두를 일시에 매각해 상당한 재창업 자금을 마련할 수 있다. 매수자도 크게 늘어나 장터가 활성화될 것으로 보인다.
신규 먹거리를 찾거나 사업전환 희망 기업에도 좋다. 경험이 풍부한 우수 개발인력을 찾는 기업에는 인력 불일치 해소의 장이 될 것으로 보인다. 과거 닷컴벤처 버블(거품)이 일시에 빠질 때 우수 벤처가 보유한 아이디어와 기술·특허·인력이 동시에 사라진 것이 큰 사회적 손실이었다.
중진공은 개편 후 인수합병(M&A)기업을 비롯해 사업전환기업, 기업회생투진기업, 재창업기업 등의 참여가 활발할 것으로 예상했다. 추가로 유관기관과 협약해 특허와 일자리를 찾는 퇴직자 정보 등도 중개장터에 올릴 계획이다.
전홍기 중진공 무역조정·사업전환지원센터장은 “창업자 모두 성공할 수 없다”며 “실패한 기업이 재기할 수 있도록 돕고 살아남은 기업에는 업그레이드 기회를 제공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유휴설비 정보포털사이트=중소기업청과 중소기업진흥공단이 2003년 중소기업 휴·폐업자의 유휴설비 매각을 지원하기 위해 문을 열었다. 유휴설비 매입 및 매각 등 매매정보와 유휴설비 입찰정보, 설비와 기계류 관련 전문 기술정보 등이 담겨 있다. 회원가입 후 기업 또는 유통업자가 유휴설비를 등록한다. 2010년과 지난해 각각 1만972건과 1만734건이 등록됐다. 이번 개편에서는 설비 이외에 원자재, 특허 등 무형자산, R&D 인력 정보를 추가로 등록하게 된다.
중소기업 유휴자산 거래 중개장터 개념도
자료:중소기업진흥공단
김준배기자 joo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