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리즘]엘 클라시코

메시, 호날두…. 세계 최고 플레이어가 뛰는 스페인 프로축구 `프리메라리가`가 19일 정규 시즌에 돌입했다. 올해도 축구팬들은 프리메라리가의 양강 레알 마드리드와 바르셀로나가 격돌하는 `엘 클라시코`에 시선을 고정시킨다. `전설의 명승부` 정도로 해석되는 엘 클라시코는 두 팀 간 맞대결을 상징하는 용어다.

엘 클라시코가 열리면 스페인은 물론이고 온 세계 축구팬이 주목한다. 중계권료도 천문학적인 수준이다. `엘 클라시코 경제학`이라는 말이 나올 정도다.

부작용도 있다. 리그에서 두 팀을 제외한 나머지 팀은 소외된다. 두 팀이 끼지 않은 경기는 방송 중계 협상조차 어렵다. 실력 있는 선수가 두 팀에 몰리니 다른 팀 경쟁력은 떨어진다. 지난 시즌 레알 마드리드와 바르셀로나는 승점 9점 차이로 1, 2위를 차지했다. 그런데 2위와 3위의 승점 차이는 무려 30점이었다. 두 팀이 리그 수익도, 인기도, 순위도 모두 독점하는 양상이다. 두 라이벌 전성시대가 마냥 좋기만 한 건지 헷갈린다.

`스마트폰 엘 클라시코`로 불릴 만한 삼성전자와 애플의 대결. 한참을 앞서가던 애플을 삼성전자가 따라잡은 것까진 좋았는데 다른 추격자들은 대열에서 낙오했다. 두 회사 말고는 이익을 내기 어렵다. 두 회사가 특허소송을 벌이는 사이 다른 제조사는 핵심기술과 무관한 아웃사이더로 취급됐다.

휴대폰 선택의 폭이 좁아졌다. 영리한 제조사와 통신사는 잘 팔리는 삼성·애플 제품에는 보조금을 많이 싣지 않는다. 당연히 소비자 구매가격은 높아졌다.

그렇다고 강자에 핸디캡을 주거나 무조건 약자 편을 들어줄 수는 없는 노릇이다. 소비자에게 브랜드가 아닌 성능만을 보고 제품을 선택하라고 주문하면 다양성이 확보될까. 풀기 어려운 문제다.


이호준 통신방송산업부 차장 newlevel@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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