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이 TV 사업을 위해 미국 대형 케이블 사업자와 협상 중이라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16일 보도했다. 협상 대상자로는 지난 달 양사 최고경영자(CEO)가 만난 타임워너가 거론된다.
협상의 핵심은 애플 셋톱박스인 `애플 TV`를 케이블 방송 가입자용 셋톱박스로 사용하게 해달라는 것이다. 현재 미국 케이블 가입자들은 케이블 업체가 제공하는 셋톱박스를 매달 10~15달러씩 내고 빌려쓰고 있다. 애플 셋톱박스는 99달러다. 한 번에 목돈이 나가지만 산술적으론 10달 정도만 사용해도 매달 임대료를 내는 것보다 낫다.
WSJ는 애플이 요구하는 것이 현재 생산하고 있는 셋톱박스인지는 분명하지 않다고 표현했다. 업그레이드 모델일 수 있고, 출시설이 무성한 셋톱박스 일체형 TV일 수도 있다.
애플이 케이블 방송사와 협력하려고 하는 것은 현재 보유한 셋톱박스가 생방송을 볼 수 없기 때문이다. 재방송이나 인터넷 스트리밍 서비스만 이용할 수 있다.
애플의 이 같은 시도에 케이블 업계는 경계하는 눈치가 뚜렷하다. 처음에는 “도와달라”고 하지만 아이폰이나 아이패드에서 보듯 결국에는 시장을 장악해 콘텐츠 제공사들 위에 군림한 전례가 있기 때문이다.
애플 셋톱박스인 애플 TV는 2분기에 전년 동기보다 170% 늘어난 130만대가 판매됐다.
김용주기자 kyj@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