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융합 시대를 열자] <8>웹 접근성과 개방성

문형남 부활IT강국운동연합 집행위원장·숙명여대 교수(ebiztop@sookmyung.ac.kr)

`웹은 모든 사람이 손쉽게 정보를 공유할 수 있는 공간이다.` 웹 창시자며 국제웹 표준화기구인 W3C의 총괄 디렉터를 맡고 있는 팀 버너스 리(Tim Berners-Lee)가 웹 접근성과 웹 개방성을 강조한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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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형남 숙명여대 교수

웹에 공개된 정보는 누구나 쉽게 접근 가능하도록 하는 것이 웹 제작의 기본 원칙이다. 국내 행정기관과 공공기관은 한국정보화진흥원 등의 노력으로 대부분 웹 접근성을 잘 준수한다. 그런데 민간기업과 기관의 웹 접근성은 매우 낮은 수준이며 웹 개방성의 경우는 행정기관도 매우 미흡하다.

장애인 차별금지 및 권리구제 등에 관한 법률(장애인차별금지법) 시행령에 의하면, 2013년 4월 11일부터는 상시 30명 이상의 근로자를 사용하는 사업장, 사립 유치원을 포함한 대부분의 교육기관 등이 반드시 웹 접근성을 준수해야 한다. 최근 금융기관과 민간기업이 발등에 불이 떨어져서 웹 접근성을 어떻게 지켜야 할 지 고민을 많이 한다. 2015년 4월 11일부터는 거의 모든 공공기관과 민간기관이 웹 접근성을 반드시 지켜야 한다. 웹 접근성은 법에 명시돼 수동적으로 지킬 것이 아니라 명실상부한 선진국에 진입하고 IT강국이 되려면 자발적이고 적극적으로 준수해야 한다.

얼마 전 웹발전 연구소가 10대그룹의 홈페이지의 웹 접근성을 평가한 결과 대다수가 미흡한 것으로 드러났다. 국내 대기업이 생색내기 쉬운 사회공헌 사업은 활발하게 하면서 사이버상의 복지라고 할 수 있는 웹 접근성에 소홀한 것은 비난을 받아 마땅하다. 매우 아쉬운 일이다.

웹발전연구소가 웹 개방성이라는 용어를 처음으로 정의하여 사용하면서 웹 개방성 지수(Web Openness Index:WOI)라고 하는 웹 개방성 평가모형을 첫 개발해 43개 중앙부처를 평가한 결과, 웹을 제대로 개방하고 있는 기관은 기획재정부·행정안전부·산림청·통계청·행정중심복합도시건설청 5개 부처에 불과했다. 반면에 감사원, 공정거래위원회, 교육과학기술부, 국방부, 보건복지부, 환경부, 고용노동부, 여성가족부, 관세청, 조달청, 방위사업청, 경찰청, 소방방재청, 문화재청 14개 기관은 검색 엔진의 접근을 거의 전면 차단해 홈페이지 개방성이 매우 미흡한 것으로 평가됐다.

웹 개방성은 검색 접근성이며 웹 발전연구소가 검색 로봇의 접근 차단 여부, 각 페이지의 색인 가능 여부, 액티브 엑스나 자바 링크로 외부에서의 정보 접근 차단 여부, 자바 스크립트 오류로 인한 정보 제공 제한 네 가지 항목 평가를 실시해 100점 만점으로 점수화한 것이다. 웹 개방성지수가 높다고 해 보안에 문제가 있는 것은 아니다. 많은 기관의 담당자나 웹사이트 제작사들이 잘못 이해해 웹사이트를 폐쇄적으로 제작·운영해 제기능을 다하지 못하게 하고 있다.

웹에 공개된 정보는 높은 사회·경제적 가치를 지닌 중요한 자산이므로 합리적인 공개로 활용하고 이를 통한 소통과 홍보 효과를 기대한다. 각 기관과 기업 담당자는 개인정보 보호의 지나친 우려와 잘못된 고정관념으로 인해 정보 접근을 차단하는 것은 잘못된 것이다. 각 기관과 기업의 담당자의 웹 정보 개방 인식을 개선해 사용자 정보 접근성과 검색 접근성을 높여서 `열린 웹`(개방성)를 지향해야 한다.

진정한 IT강국이 되려면 정부와 공공기관뿐만 아니라 기업도 웹 접근성과 개방성을 높이려는 노력을 해야 한다. 웹 접근성과 개방성이 정부 IT정책에 있어서 사각지대에 놓인 것은 정보통신부가 해체되면서 4개 부처로 관련 업무가 나눠진 탓이다. 그러므로 IT정책을 포괄하는 전담부처를 신설해 IT정책이 중복되거나 소외되지 않고 효율적으로 집행되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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