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은 아이는 유치원에, 큰 아이는 학교 방과 후 수업에 보내느라 방학 중에도 분주한 아침을 보내는 주부 김현미씨(38). 큰 아이가 학교에서 돌아오면 동네 도서관 과학교실에 데려가야 한다. `과학 교실이 오늘인가, 내일인가?` 갑자기 헷갈린 현미씨는 캘린더 앱을 확인하려 스마트폰을 집어 든다. 이런, 휴대폰은 방전돼 있었다.

휴대폰을 충전기에 연결하자 카카오톡 메시지 200개가 쏟아져 들어온다. 다음날 수영장에 함께 가기로 한 같은 반 친구 엄마들 5~6명이 카카오톡 그룹 채팅방을 만들어 챙길 내용을 의논한 것이다.
`맘`들이 인터넷 서비스의 핵심 고객으로 떠올랐다. 자녀의 학교 스케줄을 관리하고 각종 학교 행사와 동네 모임, 집안 대소사를 챙기느라 웬만한 직장인보다 더 바쁜 요즘 엄마들이 스마트폰의 일정 관리나 메모, 메시지 전달 기능을 활발히 사용하기 때문이다.
전자수첩이나 다이어리 등 주로 바쁜 비즈니스맨의 전유물로 여겨졌던 기능이 스마트폰 보급과 함께 주부에게도 일상화됐다. 엄마들의 커뮤니티 활동도 모바일 앱으로 더 활발해졌다.
NHN은 캘린더와 메모 등 개인화 서비스에 학부모를 위한 기능을 속속 추가하고 있다. 3월에 8:2던 남녀 사용자 비율이 지난달 6:4로 좁혀지고 같은 기간 학부모층인 30~50대 사용자 비중이 37%에서 41%로 늘어나는 등 학부모 사용자 증가세가 완연하기 때문이다.
캘린더 앱으로 자녀의 놀이방 일정이나 학원 스케줄 등을 알림으로 받을 수 있고 자녀 시간표를 캘린더에서 보는 기능도 생겼다. 시간표는 다른 학부모나 선생님과 공유할 수 있으며 모바일에도 이달 중 제공된다.
선생님과 학부모가 공유 캘린더를 만들어 학교 공지 사항과 숙제와 준비물을 한눈에 확인하는 `온라인 알림장` 기능도 제공한다. 선생님 인증을 하면 1000건의 무료 문자도 제공한다. 같은 반 학부모 연락처를 주소록 앱에 등록하면 행사 일정과 사진도 한꺼번에 공유된다.
온라인 캘린더를 꾸미는 스티커도 `엄마모임` `학교당번` 등 주부 전용으로 내놓았다. 시댁 행사를 놓치지 않게 도와주는 음력 행사 챙기기도 지원한다. NHN 관계자는 “모바일이 가져온 라이프 스타일의 변화로 주부가 주 이용층으로 부상했다”며 “캘린더와 메모, 주소록 등 다양한 앱은 연동해 바쁜 엄마들도 편리하게 쓸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모이길 좋아하는 엄마들의 특성도 스마트폰과 함께 날개를 달았다. 카카오가 내놓은 사진 기반 SNS 카카오스토리도 엄마들이 주사용자다. 아기 사진을 찍어 친구들과 공유하는 용도로 많이 쓴다. 육아에 바빠 친구 만날 시간도 없는 엄마나 손자를 본 할머니들이 아이 사진을 공유하는 경우가 많다. 카카오 관계자는 “정확한 사용자 정보는 없지만 엄마 사용자 비중이 높은 것으로 안다”며 “카카오톡 선물하기에 육아용품 분야를 새로 만드는 등 여성층을 겨냥한 서비스를 강화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맘들은 다음 미즈넷이나 네이트 판 등 자유 게시판의 핵심 이용자층이기도 하다. 시댁이나 살림 이야기 등을 올리며 활발한 대화를 이어간다. 스마트폰 보급과 함께 이들 여성 취향 게시판도 최근 모바일 트래픽이 PC 트래픽을 넘어섰다.
한세희기자 hah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