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이 구글과 결별 수순을 밟고 있다는 또 다른 증거가 발견됐다. 애플의 새 운용체계(OS)에서 구글 동영상 서비스인 `유튜브` 애플리케이션이 제거됐다. 구글 맵스 대신 직접 개발한 3D 맵스를 탑재하고 중국시장용 제품에 바이두를 기본 검색엔진으로 채택하기로 한 데 이어 세 번째 결단이다.
나인투파이브맥닷컴 등에 따르면 애플이 7일 개발자를 대상으로 배포한 새로운 OS인 `iOS6`의 4번째 베타버전에 구글 유튜브 앱이 삭제된 것으로 확인됐다. 유튜브는 지난 2007년부터 iOS에 기본 설치돼 애플과 구글의 끈끈한 협력관계를 보여준 대표적 서비스다.
애플은 이에 대해 “유튜브와 라이선스 계약이 만료돼 기본 앱에서 제외했다”며 “iOS6에는 더 이상 유튜브 앱을 탑재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종료된 라이선스 계약을 연장하지 않는 이유나 구글과의 관계 변화에 대해서는 언급을 피했다.
구글은 “iOS 사용자에게 최적의 유튜브 사용 환경을 제공하기 위해 애플과 협력하고 있다”는 원론적 답변만 내놨다.
기본 앱에서 삭제됐다고 해서 iOS6 이용자들이 유튜브를 사용하지 못하는 것은 아니다. 사파리 브라우저에서 유튜브를 사용할 수 있으며 구글이 새로운 유튜브 앱을 개발 중이라 별도로 다운로드받아 설치할 경우, 종전과 동일하게 이용할 수 있다.
그러나 비즈니스 측면에서는 큰 차이가 있다. 유튜브를 통해 발생하는 트래픽은 광고수익 의존도가 높은 구글에는 매우 중요한 수입원이다. 사용자가 선택할 경우에는 종전에 비해 이용률이 크게 줄어들 수밖에 없다.
업계는 애플이 노리는 것이 바로 이용률 감소라고 보고 있다. 아이폰 이용자를 통해 발생하는 트래픽 수익을 구글에 나눠주기 싫다는 뜻으로 풀이하고 있다. iOS6를 공개하면서 구글 맵스를 제외하고 바이두와 손잡은 것도 같은 맥락으로 풀이했다. 지도나 검색 역시 기본 제공 기능이 아닌 이용자들의 선택에 따라 달라진다면 구글 수익에는 엄청난 영향을 줄 수밖에 없다는 지적이다.
스티브 잡스 전 애플 CEO가 구글의 모바일 시장 진출을 비난한 이후 균열이 생기기 시작한 두 회사의 협력 관계가 이번 결정으로 완전한 결별로 이어질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서동규기자 dkseo@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