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내리쬐는 폭염만큼이나 런던올림픽 열기가 뜨겁다. 대회 초반에는 판정 번복과 `흐르지 않는 1초` 등 우리 선수들을 눈물 흘리게 했던 사건이 연이어 일어나 안타까웠다.
하지만 기대하지 않은 선수들의 선전과 금메달 소식이 이어지며 열기가 다시 뜨거워졌다.
우리나라 여자 펜싱 사상 최초로 올림픽 금메달을 목에 건 김지연 선수의 활약이 인상적이었다.
그가 준결승전에서 대회 3연패를 노리던 미국의 마리엘 자구니스 선수에게 거둔 대역전승은 두고두고 회자될 명승부로 손색이 없다. 김지연 선수는 5 대 12로 뒤져 패색이 짙던 게임을 15 대 13이라는 믿기지 않는 스코어로 뒤집었다. 또 그 기세를 몰아 금메달까지 따냈다.
눈물을 흘리며 환호하던 김 선수 얼굴에서 그동안 흘렸을 땀의 양을 가늠하는 것은 어렵지 않다. 특히 시상대에 함께 선 선수 중 가장 작은 김 선수가 신체적인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흘렸을 땀이 충분한 보상을 받는 것 같아 보는 내내 흐뭇했다. 김 선수는 보이지 않는 곳에서 묵묵히 자신을 갈고닦은 `히든 챔피언`이었던 셈이다.
국내 산업계에도 김지연 선수와 같은 히든 챔피언이 되려고 노력하는 중소기업이 많다.
최근 몇 년간 중소기업을 짓누르는 글로벌 경기 위축은 김 선수가 7점 차로 뒤지던 준결승전 상황과 비슷하다. 상대는 세계 1위였고 3점만 뺏기면 게임은 끝나는 상황이었다.
모두가 졌다고 포기하던 그 순간에 기적이 시작됐다. 지금 당장은 체력이 바닥나고 앞이 보이지 않더라도, 포기하지 않는 끈기와 땀이 필요한 시점이다.
기업이 흘리는 땀은 곧 연구개발로 귀결된다. 이 땀이 결국 기업을 히든 챔피언으로 이끄는 토대가 될 것이다. 런던에서 들려오는 환호성이 중소기업에도 힘이 되길 기원한다.
양종석 소재부품산업부 차장 jsyang@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