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NBC의 무리수…시대착오적 올림픽 녹화중계로 비난 `폭주`

폭로한 기자 트위터 계정도 차단해 구설수

`2012 런던올림픽` 미국 내 독점 중계권을 가진 NBC가 시대착오적 행태로 네티즌들의 `뭇매`를 맞고 있다.

지난달 31일 LA타임스 등 미국 언론에 따르면 NBC는 지난 27일 열린 런던올림픽 개막식을 생방송이 아닌 녹화방송으로 중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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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BC와 트위터가 공동 운영중인 런던올림픽 트위터 계정

우리나라 정서로는 상상도 할 수 없는 일이 벌어진 이유는 시차와 광고수익 때문이다. 미국은 동부와 서부가 3시간 시차가 난다. 동시에 방송하면 어느 한 쪽이 불편한 시간대에 방송을 봐야하기 때문에 각 지역 시청자가 퇴근 후 볼 수 있도록 녹화 편성한다. 프라임 시간대에 배치하기 때문에 광고료 수익도 높다.

NBC는 이에 대해 `관행`이라는 입장이다. 그동안 관례적으로 이 같이 편성해왔고, 시청자들도 큰 불만을 제기하지 않았다는 설명이다.

그런데 이번 올림픽은 달랐다. 시청자 관심이 폭발했다. 이날 개막식을 본 시청자 수는 사상 최대인 4070만명을 기록했다. 자국에서 지난 1996년 열린 애틀랜타 올림픽 시청자 수(3900만명)보다도 많았다. 덕분에 NBC는 이날 개막식 중계 광고료로 1조원이 넘는 수익을 거둬들인 것으로 알려졌다.


문제는 엉뚱하게도 온라인에서 터졌다. 트위터 등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나 온라인에 익숙한 세대가 등장하면서 실시간 중계에 대한 욕구가 높아졌다. NBC의 녹화중계가 순식간에 낡은 방식이 돼버린 것이다. 여기에 NBC가 트위터와 손잡고 만든 올림픽 특별 계정에서도 실시간 전송을 막으면서 네티즌의 비난이 폭주했다.

LA타임스는 올림픽 개막식에 대한 500만건의 트위터 코멘트 가운데 상당수가 생방송을 하지 않은 NBC를 비난하는 것이었다고 보도했다.

NBC는 또 이 같은 행태를 비판한 영국 일간지 인디펜던트의 LA 특파원 트위터 계정을 차단하면서 전 세계 언론과 SNS 이용자들로부터 집중 포화를 맞았다. 해당 특파원은 이 같은 결정을 한 게리 젠켈 NBC 사장에 항의하자며 이메일 주소를 트위터에 올렸다가 NBC 측 요청으로 계정 차단을 당했다. 31일 현재 트위터에서는 `NBC 실패`라는 해시태그가 달린 댓글이 폭발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김용주기자 kyj@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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