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네티즌, 올림픽 논란 외국 선수 SNS 초토화

페이스북 등에 무차별 인신 공격 이어져

런던올림픽에서 우리 선수들이 석연치 않은 판정에 잇달아 눈물을 흘린 가운데 일부 네티즌이 우리 선수와 격돌한 외국 선수 페이스북을 초토화해 논란이 일고 있다. 흥분 상태에서 소셜네트워크에 무차별 인신 공격을 쏟아 붓는 행태에 우려가 커졌다.

Photo Image

`흐르지 않는 1초`로 논란이 된 펜싱 여자 에페 준결승전에서 신아람 선수를 꺾은 독일 브리타 하이데만 선수의 페이스북에는 한국 네티즌이 몰려가 거친 비난글을 쏟아냈다. 네티즌은 “1초가 그렇게 길 수 있느냐?” “비겁한 승리”라는 글을 올렸다. 경기 종료 후 2시간 만에 700여개의 글이 올라왔다.

하이데만 선수가 경기 후 울고 있는 신아람 선수에게 무리하게 악수를 청하고 인터뷰에서 “판정에 문제 없다”는 반응을 보인 것에도 네티즌은 분노했다. 관련 뉴스 댓글에도 “페이스북에 공개된 약혼자도 털러 가자” “이 선수 페이스북과 트위터 주소를 알려달라” 등 도를 넘는 의견이 이어졌다.

하이데만 선수 페이스북 테러를 둘러싸고 “한국인으로서 부끄럽다”와 “하이데만의 태도가 문제”라는 의견이 대립했다. 현재 하이데만 선수 페이스북은 비공개로 돌려진 상태다. 해당 경기 심판을 맡았던 바바라차레의 페이스북도 닫혔다.

우리나라 축구 대표팀과 경기에서 박주영 선수와 몸싸움을 벌이다가 할리우드 액션을 보인 스위스 대표팀 미첼 모르가넬라의 페이스북과 트위터에도 흥분한 한국 네티즌의 공격이 이어졌다. 네티즌은 모르가넬라 선수를 조롱하는 `박주영 장풍` 이미지를 페이스북에 올리기도 했다.


모르가넬라 선수는 트위터에서 “한국인을 패고 싶다”는 인신공격성 발언을 남겼다가 대표팀에서 퇴출되고 말았다. 현재 모르가넬라 선수 페이스북은 비공개 상태며, 모르가넬라를 사칭한 가짜 페이스북 프로필까지 등장했다.

황용석 건국대 방송통신융합학과 교수는 “인터넷에선 누구나 손쉽게 국가 경계를 넘어 자기 의견을 표출할 수 있기 때문에 민족주의 감정이 더 쉽게 표출된다”며 “편견을 부추기는 발언에 편승하지 말고 이성적으로 대응하는 자정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한세희기자 hahn@etnews.com

브랜드 뉴스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