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와 애플의 모바일 특허 관련 보안 소송이 우리 시각으로 31일 오전 1시 미국 캘리포니아 북부지방법원에서 시작된다. `세기의 특허전`이라는 타이틀에 걸맞게 산업계의 눈과 귀가 캘리포니아로 쏠리고 있다. 국내외 보도에 따르면 본안 소송 첫 공판에서는 배심원단 10명을 선정하는 절차가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삼성과 애플은 이들 배심원 앞에서 각각 25시간씩 자사 입장을 설명하고 증거를 제시한다.
삼성과 애플의 특허 전쟁은 표면적으로는 지식재산(IP) 다툼으로 비쳐지지만 실상은 스마트 모바일 시장을 둘러싼 주도권 싸움이다. 애플이 삼성에 특허소송을 건 시기가 공교롭게 삼성이 스마트폰에서 기선을 잡았던 시점이다. 좀처럼 양보를 하지 않는 배경도 IP에서 밀리면 끝장이라는 판단이 깔려 있다.
삼성도 마찬가지다. 자칫 떠오르는 분야인 모바일에서 밀리면 치명타를 입을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더구나 미국은 두 기업 모두에 전략 시장이다. 미국에서 밀리면 세계 시장에서도 적잖은 타격이 불가피하다. 이 때문에 두 기업은 절체절명의 각오로 사활을 걸고 특허전에 임하고 있다.
문제는 모바일 시장이 진화하면서 이 같은 대규모 특허전이 비일비재하게 벌어질 것으로 보인다는 점이다. 더구나 상대적으로 특허에 취약한 국내 기업에는 적신호가 아닐 수 없다. 과거 5∼6년 전만 해도 우리에게 특허는 경쟁력의 충분조건 수준이었다. 기술력을 확보하고 좋은 제품만 만든다면 소비자는 저절로 따라오고 시장은 열린다는 인식이 팽배했다. 그러나 시장이 성숙할수록 특허는 경쟁력을 위한 필수조건으로 자리 잡았다. 당장 타이탄 기업과 특허전에서 밀리지 않는 것도 중요하지만 이를 반면교사로 삼아 철저한 대비가 필요한 시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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