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한 유명 투자자가 테마주에 편승해 시세조종을 한 사례가 적발됐다. 과거 증권투자대회 우승 전력을 가진 투자자가 주가 상승세를 보이는 종목을 대량 매수해 상한가를 형성하고 허수주문으로 추종매매를 유인한 후 고가에 매도해 이익을 챙긴 것이다. 시세차익 규모만 60억원에 이른다.
이외에도 인터넷 포털 사이트 게시판에 불명확한 소문을 유포해 일반 투자자를 유혹하는 사례도 늘었다. 거래소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주식 관련 불공정 거래 건수는 148건으로 지난해보다 20.3%(25건) 급증했다. 특히 대선을 앞둔 정치의 계절이 돌아오면서 이러한 불공정 행위는 증가 추세다.
반면에 지난해까지 급증했던 주가연계증권(ELW)과 선물·옵션 등 파생상품에 대한 불공정 행위는 급감했다. 배경은 지난해 말부터 금융당국이 ELW 시장 건전화 조치를 추진하면서 시장에 참여할 수 있는 증거금을 크게 올리고 단속을 강화한 결과다. 시장 건전화 조치 이후 증권사 사장들이 대거 법원에 출석하는 사태도 발생했다. 그러면서 ELW 시장은 크게 위축됐다. 투자자도 줄고 규모도 절반 이하로 급감했다. 불공정 행위가 판을 치자 당국이 칼을 들었고 이를 두려워한 불공정 거래자들이 자취를 감춘 것이다. 단속이 강화되면 그만큼 시장이 위축됨을 보여주는 사례다.
불공정 거래는 선량한 투자자를 재물 삼아 제 몫을 더 챙기려는, 공정한 경쟁을 저해하는 악의적인 행위다. 그뿐만 아니라 시장을 위축시킬 수 있는 요소다.
최근 주식시장 거래량이 급감해 증권사나 관련 기업이 울상이다. 글로벌 금융위기에 기업 이익이 줄어들 것이란 우려가 반영됐다. 불공정 거래가 득세를 하는 것도 시장을 위축시키는 요인 가운데 하나다.
가뜩이나 거래량이 급감한 시장에 투자자를 상대로 불공정 거래가 판치다보면 주식시장 건전화 조치가 나오지 말란 법도 없다. 그러면 실망한 투자자는 시장을 떠날 수밖에 없다. 주식시장은 기업과 국가의 성장을 발판으로 많은 사람이 이익을 나눌 수 있는 장이다. 정부와 관련 기관이 다시 칼을 들이대 시장이 위축되기 전에 건전한 시장 문화가 조성되길 기대한다.
이경민 경제금융부 kmlee@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