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업이요? 산 넘어 산이죠.” 이정균 대표는 웃으며 말했다.
그는 “마음 맞는 사람으로 팀을 꾸리고 서비스를 개발한 후 시장 반응을 기다렸다”며 “다행히 초기 반응은 긍정적이었지만 정식 서비스에서 성공해야 한다는 과제가 더 힘들었다”고 말했다. 이어 이 대표는 “다음 주에 나오는 안드로이드 앱 홍보도 핵심 이슈고, 하나 넘으면 산이 또 있다”고 전했다.
스타트업 시장에는 `내일은 오늘보다 더 힘들다`는 뼈 있는 농담이 자주 회자된다. 그처럼 창업은 화려하지만 고독하고 외로운 길이다. 그러나 이 대표는 이 길을 가는 것을 그만둘 생각이 없다. 어릴 때부터 가슴에 품어왔던 꿈이기 때문이다.
1988년 생으로 올해 만 24세인 이정균 알마테르 대표가 초등학교에 다니던 시절 한국은 `IT붐`이 한창이었다. 빌 게이츠의 성공 스토리는 연일 신문을 장식했다. 그는 “어릴 때 본 창업 책과 빌 게이츠가 날 이 길로 이끌었다”고 말했다.
그는 5학년 때부터 나모웹에디터와 플래시를 배워 친구들 홈페이지를 만들어줬다. 자신만의 회사 `HP(Homepage Produce)`를 차려야겠다고 생각했다. 당시 개발자라면 누구나 하나씩 만들던 파일 다운로드 사이트도 만들었다. 하루에 500~1000명이 들어왔다.
대학교 3학년 때는 본격적으로 창업의 길에 나섰다. `해보겠다`는 에너지가 넘치니 주변에 사람이 모였다. 이 대표는 2010년에 팀을 꾸려 `알마테르`를 설립했다. 사운딕은 유튜브와 바로 연결돼 음악을 들을 수 있다. 유튜브와 달리 사운딕은 멀티태스킹이 된다. 이용자를 `팔로우`하면 음악 리스트를 확인해 골라 듣기도 가능하다.
이 대표는 “음악을 발견하는 공간을 만들고 싶다”며 “자동 집계된 인기 순위를 듣는 것이 아니라 사람에게 소개받는 음악의 가치를 알리려는 시도”라고 설명했다. 곧 사운딕에 `대화 기능`을 추가해 트위터처럼 소통할 수 있게 업데이트할 예정이다.
회사 설립으로 바쁜 와중에 시간을 쪼개 뜻 깊은 일도 했다. 시각 장애인이 점자책을 많이 읽으면 손이 아프다는 사실을 알고 `영광 시각장애인 모바일 애플리케이션`을 무료로 만들어 배포했다. 소리로 책을 읽어주는 앱이다. 이 앱으로 서대문 구청장의 감사패를 받았다.
이 대표는 “음악 시장에 많은 이슈가 몰려 있는데 추후에 유통 플랫폼이 가진 문제를 해결해보고 싶다”는 바람을 비췄다. 그의 도전은 계속된다. 다음 달 그는 중소기업청에서 지원하는 창업지원 사업에 뽑혀 미국 샌프란시스코로 향한다.
◆주정인 젤리코스터 대표 추천의 변(辯)=“작년에 실리콘 밸리에 같이 연수를 갔는데 열심히 하는 모습이 인상적이었습니다. 음악 추천 서비스의 발전 가능성도 무궁무진하다고 봅니다.”
주정인 대표는 지난해 창업진흥원의 `글로벌 청년 창업 활성화 사업`으로 실리콘 밸리에서 함께 교육받은 이정균 대표를 주목했다. 이 대표가 어린 나이지만 생각이 깊고 열정적이며, 배운 것을 스펀지처럼 흡수하는 능력을 가졌다는 것이다.
이 대표가 설립한 알마테르는 유튜브 기반으로 음악을 듣는 `사운딕`을 서비스하고 있다. 사운딕은 사용자가 어떤 음악을 듣는지 정보를 공유하는 앱이다.
송혜영기자 hybrid@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