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사 안 차리면 졸업 못합니다"

프랑스 파리에서 20년간 중고차 매매상으로 살아온 호세 루이스 세넨트(43)씨. 그는 스타트업 창업지원기관을 졸업한 뒤 인생이 바뀌었다. 지난해 졸업 후 중고차 공동구매사이트 `오토리덕`을 설립한 그는 올해 스페인과 벨기에, 스위스로 회사를 확대할 계획이다. “지원기관에서 가르쳐준 마케팅, 비즈니스 모델, 투자유치법 등을 몰랐다면 창업은 꿈도 꾸지 못했을 것입니다.”

"회사 안 차리면 졸업 못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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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타임스는 30일 독특한 교수법으로 세계적 반향을 불러일으키고 있는 스타트업 창업지원기관 `파운더 인스티튜트`를 소개했다. 2009년 미국 캘리포니아 실리콘밸리에 설립된 이 회사는 3년여 만에 500개가 넘는 회사 창업을 도왔다. 14개국 27개 도시에 지점을 세웠다. 강의료가 1000달러가 넘지만 사람들이 몰렸다. 이수자 평균 연령이 34세일 정도로 젊은 층 호응이 크다.

파운더 인스티튜트의 가장 큰 특징은 4개월 안에 회사를 창업해야 한다는 점. 창업을 하지 못하면 졸업도 할 수 없다. 이 때문에 탈락률이 60%가 넘는다. 그러나 짧은 시간에 창업을 해야 하기 때문에 오히려 핵심적인 문제에 집중할 수 있다. 강한 추진력도 생긴다. 일과 수업을 병행할 수 있다는 점도 매력적이다.

8개 스타트업을 운영 중인 설립자 아데오 레시(40)는 지원자의 1% 정도만 받아들이는 기존 스타트업 지원기관(일명 `액셀러레이터`)에 문제가 있다고 생각했다. 그는 “어렵고 복잡한 내용 대신 창업에 관한 ABC를 원하는 사람이 많다는 것을 깨달았다”고 말했다. 간단한 지식 전수만으로 창업이 가능한 사람들이 많다는 것을 간파한 것이다. `창업은 어렵지 않아야 한다`는 게 그의 신조다.

그렇다고 전문성이 부족한 것도 아니다. 국가별로 수업 내용을 결정하기 전 2000여 전문가 설문 과정을 거친다. 30여명이 한 클래스로 운영되는 강좌에서는 기본적인 경영 상식과 자금 유치 방법 등을 가르친다. 지역에 따라 커리큘럼은 세밀하게 조정된다. 예를 들어 싱가포르에선 `중국에서 사업하는 방법`이란 강좌가 추가된다.

수익모델도 독특하다. 수업료 외에도 창업 스타트업 주식 매입으로 수익을 올린다. 창업도 돕고 수익도 올릴 수 있는 일석이조 효과가 있다.

이 수업이 유용한 것은 진로를 결정하는 데 큰 도움을 준다는 점이다. 수업 멘토이자 에버노트 창업자인 필 리빈은 “수업을 들으러 온 사람들에게 10년 후 성공할 수 있지만 10년 동안 돈을 한 푼도 벌 수 없는데 그래도 창업을 할 것이냐고 물으면 대부분 `아니오`라고 답한다”면서 “이런 진지한 고민을 해본 사람 중에 수강을 철회하는 사람들이 많다”고 말했다.


[표] 파운더 인스티튜트 이수 효과


김용주기자 kyj@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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