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영만의 體認知]<141>힘들어야 힘들어간다!

한 사람이 일생 동안 경험하는 고통의 총량은 불변이다. 이를 고통총량 불변의 법칙이라고 한다. 젊어서 우여곡절의 어려움을 몸소 경험한 사람은 삶의 보람과 가치를 만끽하는 인생의 후반기를 맞이하는 때가 많다. 역으로 젊어서 별다른 고생 없이 자랐다면 인생의 후반기에 견디기 어려울 정도의 고통이 따를 수 있다.

결과적으로 인생 전반에 걸쳐서 한 사람이 경험하는 고통의 총량은 정해져 있다는 말이다. 길을 건널 때 육교를 선택하면 처음 올라갈 때에는 힘들지만 나중에 내려갈 때는 어렵지 않다. 만약 지하도를 선택해서 길을 건너기로 결정했다면 처음에는 내리막이라 쉽고 나중에는 오르막이라 어렵다. 결국 길을 건너는 데 필요한 고통의 총량은 동일하다.

물론 육교와 지하도를 선택하지 않고 횡단보도가 없는 곳에서 무단 횡단을 감행할 수 있다. 운 좋게 별다른 어려움 없이 길을 건널 수 있다. 하지만 운 나쁘게 무단 횡단한 죄과를 나중에 치를 수도 있고, 쉽게 길을 건너려다 불의의 사고를 당해서 인생을 영원히 어렵게 살 수도 있다.

쉽게 가려다 평생을 어렵게 살 수도 있다. 육교와 지하도로 길을 건너는 방법은 살면서 만나는 위기를 극복하거나 문제를 해결하는 과정에도 그대로 적용될 수 있다. 인생에는 무한정 올라가는 상승 곡선만 있지 않으며, 한없이 내려가는 하강 곡선만 있는 것도 아니다. 올라가면 내려와야 하고 내려가면 올라갈 때가 반드시 온다. 지금 내려가고 있다고 해서 너무 좌절하거나 절망하지 말 것이며, 지금 올라가고 있다고 해서 마냥 즐거워해서도 안 된다.

사람은 저마다의 힘든 인생을 살아간다. 다만 힘든 정도와 수준이 다를 뿐이다. 힘들지 않고 편안하게 살아가는 사람은 편안함 뒤에 힘든 시절을 맞이할 것이고, 지금 힘든 사람은 나중에 지금보다 힘들지 않은 삶을 맞이할 것이다. 힘들지 않으면 힘을 기울이지 않고 평소와 유사한 방식으로 힘을 쓴다. 힘들어야 이전과는 다른 방식으로 힘쓰는 방법을 생각하기 시작한다. 힘든 시절을 보내야 이전과 다른 방법으로 힘든 시간을 극복하기 위해 어제와 다른 방법으로 힘쓰는 방법을 모색하기 시작한다.


한양대 교육공학과 교수 010000@hanyang.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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