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승정의 어울통신]세종시를 미래형 스마트정부의 요람으로

절호의 기회다. 터를 파고 건물을 올리고 또 사람이 입주하기까지 그림을 그려가는 계획도시 세종시 얘기다.

현재 전체 공정률은 21% 수준이지만 연말 입주 예정인 공기업의 공정률은 60% 수준이다. 행정·문화·의료·복지 등 6개 주요 도시 기능이 분산 배치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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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계적으로는 16개 행정기관과 20개 소속기관이 옮겨온다. 기업과 연구소·대학이 들어오고 학교·병원·문화시설이 확충된다. 인구 50만명의 자족도시다.

목표도 명확하다. 추진 과정에서 입법부와 사법부가 빠지기는 했지만 당초 목표인 행정수도의 모양새를 그려가고 있다.

수도권 집중을 억제하고 국토의 고른 발전도 모색하는 듯하다. 말 그대로 행정 중심의 복합도시를 만드는 것이다.

당연히 자족 기능형 도시보다는 미래형 도시에 가깝다. 우선순위에서 그렇다는 뜻이다. 장기적으로는 자족형 복합도시로 가야 한다는 방향성도 수립돼 있다. 행정중심복합도시건설청의 출범 배경일 것이다. 행정이 `행복한` 도시를 만들어야 하는 목적과도 부합된다.

하지만 건물만 쌓아올리고 도로를 닦았다고 모든 것이 해결될까. 기획·설계 단계에서부터 운용에 이르기까지 미래형 도시, 스마트정부의 틀을 갖추자는 것이다.

먼저, 사회 기반 시설부터 미래형 도시의 전형이 돼야 한다.

현재 계획된 유비쿼터스(u)시티 이상의 의미를 담자는 것이다. 물론 업무와 거주의 형태도 현재와는 달라야 한다. 이왕이면 세계적 테스트베드로 만드는 것이 좋을 것이다.

우리나라는 e정부, t정부, m정부, u정부를 거친 경험도 있다. 말 그대로 첨단 정보기술(IT)과 전통산업을 접목한 행정 중심의 복합도시, 효율적인 정부의 의미를 뛰어넘자는 것이다.

궁극적으로는 u시티 인프라 수준을 넘어 이를 활용한 u행정·u입법·u사법 3부 행정이 가능한 스마트정부를 구현해야 한다. u비즈니스·u교육·u문화·u복지 등도 포함된다.

명품 스마트정부의 전형으로 만들자는 것이다. 각종 첨단기술의 향연장이자 테스트베드로 만들자는 얘기와도 일맥상통한다. 물론 주변의 과학벨트와 연계한 테스트베드다.

이른바 제러미 리프킨의 `3차 산업혁명`론에 맞게 재생에너지까지 염두에 둘 필요가 있다. 예컨대 산업에너지를 재생 가능한 에너지로 전환하고 건물마다 현장에서 재생 가능한 에너지를 생산할 수 있는 미니 발전소로 변형할 수 있도록 구도를 짜보는 것도 좋다.

지난주 우려됐던 전력 블랙아웃을 생각해보라. 3차 산업혁명의 주체는 그린 에너지와 에너지 공유 네트워크가 될 것이란 리프킨의 주장이 현실화할 가능성이 높아졌다.

그런 점에서 에너지 공유 네트워크를 염두에 둔 건물을 유도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연료전지 차량을 활용할 수 있는 인프라 구축 등 장기 비전도 필요하다. 말 그대로 리프킨식이다.

그 다음은 행정학자나 엔지니어, 건설업자의 몫일 것이다. 산업적인 시각이나 건설적인 시각에서는 다를 수 있음을 인정한다는 뜻이다.

벌써 한 달여다. 기나긴 소모적 논쟁을 겪은 탓일까. 출범 이후 세종시에 관심마저 사그라지는 듯하다.

세종시의 성공은 우리 정부의 성공과도 직결된다. 계획도시 세종시의 성공은 터파기와 건물 올리는 데만 있는 것이 아니라 미래형 스마트정부로 어떻게 만들고 활용하는지에 달렸다는 점을 명심할 일이다.


정보사회총괄 부국장 sjpark@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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