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BS 31일(화) 밤 10시 40분
나라를 배신했다는 낙인이 찍혀도 그림만을 생각하며 마음을 다잡은 이가 있다. 200년 넘는 역사를 가진 내화(內畵) 전문가 중에서도 대가(大家)로 꼽히는 왕시싼. 내화란이란 투명하거나 반투명한 용기 안쪽 면에 그린 그림을 말한다. `문화대혁명`의 시련을 이겨내고 중국 최고의 내화 명인이 되기까지 그의 50년을 만나본다.
100명이 안 되는 중국의 내화 예술가 중에서도 단연 최고로 꼽히는 왕시싼. 그는 어릴 때부터 미술을 좋아하던 소년이었다. 그는 공업예술연구소 학생으로 합격하면서 정식으로 내화 예술을 배우기 시작했다. 왕시싼은 특유의 섬세하고 생동감 있는 작품을 만들며 내화 명인으로서 입지를 다졌다.
내화 예술가로서 승승장구 하던 왕시싼에게도 위기는 찾아왔다. 1966년에 `문화대혁명`을 겪으면서 반혁명자의 아들이라는 낙인이 찍힌 채 헝수이(衡水)로 쫓겨났다. 그는 포기하지 않았다. 힘들 때마다 그림을 그리며 마음을 다잡았다.
그렇게 오롯이 예술만 바라보며 작품 활동을 계속해오길 40여 년. 왕시싼은 현재 중국에서 `국가미술공예대사`로 지정될 만큼 최고의 내화 명인으로 꼽힌다.
전지연기자 now21@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