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년이면 충분했다.`
오픈마켓법이 모바일 생태계를 바꿔놨다. 지난해 7월 모바일게임의 민간 자율등급 분류를 뼈대로 한 오픈마켓법을 시행한 지 1년 만에 시장이 급성장했다.
연중 무휴 상설장이 열리자 상인이 대거 몰린 셈이다. 전문가들은 스마트폰 3000만 시대를 맞아 모바일게임 시장의 지속성장을 예상하면서도 2년 동안 적용을 유예한 셧다운제 등 규제가 변수라고 내다봤다.
◇모바일게임 시장 1년 만에 천지개벽=모바일게임이 거침없이 질주한다. 오픈마켓법 시행 이후 모바일게임이 봇물 터지듯이 나왔다. 1년 새 등급분류를 받은 모바일게임 수는 60배가량 늘었다.
상반기 애플과 구글 등 13개 민간업체가 처리한 모바일게임 등급 분류는 총 10만건에 이른다. 지난해 같은 기간 1551건과 비교조차 되지 않는다. 지난해 11월 2일 국내 앱스토어에 게임 카테고리를 연 애플을 비롯해 구글, 삼성전자, LG전자, SK플래닛, KT, LG유플러스 등이 자체 심의 및 서비스 권한을 받았다.
삼성경제연구소 관계자는 “게임산업 내 모바일게임 비중이 급상승 추세”라며 “모바일게임은 전 연령대의 환영을 받으며 하루가 다르게 기술이 진화한다”고 설명했다. 기울기나 촉각 센서를 내장한 스마트폰 특성을 살려 기발한 게임이 속속 등장한다.
◇사라진 장벽, 열린 세계 시장=민간 자율등급이 이뤄지면서 업계가 편해졌다. 시간과 비용이 크게 줄었다. 주종 관계라고 해도 과언이 아닌 이동통신사와 모바일게임업체의 구도 역시 바뀌고 있다. 연줄이나 꼼수가 아니라 품질로 승부를 거는 시대가 열렸다.
국경을 초월한 오픈마켓 도입으로 외국 게임의 한국 진입장벽도 사라졌다. 로비오나 게임로프트 등 해외 게임사의 이름이 각종 차트 상위권에 랭크됐다. 통상적으로 상위 25위권 내 10여개가 외산 게임이 차지한다.
해외 진출 길도 열렸다. SK플래닛이 운영하는 T스토어는 글로벌 사이트로 성장 중이다. 한국을 넘어 일본 사업 확대를 위한 브랜드 `킵(qiip)`을 앞세워 시장 테스트에 돌입했다. 대표적 모바일게임업체 게임빌과 컴투스도 자체 포털을 만들고 해외에서 뚜렷한 성과를 거뒀다.
◇시장 양극화 해소는 과제=모바일게임회사 간 양극화와 빈익빈 부익부 현상도 짙어졌다. 경쟁이 치열해졌기 때문이다. 중소 개발사가 만든 게임은 10만개를 팔기도 힘들다.
최현석 마나포션 대표는 “중소 개발사가 피처폰 시대에 게임 하나로 1억원 정도의 매출을 올렸지만 오픈마켓 기반의 앱 시장에서는 5000만원도 쉽지 않다”고 설명했다. 분초를 다투며 수많은 게임이 오픈마켓에 올라오면서 소비자의 관심을 끌기가 하늘의 별 따기다.
소비자 눈높이를 못 맞춘 업체는 바로 사장된다. 게임 생명주기도 점점 짧아진다. 앱스토어나 구글플레이, T스토어 등에서 강한 첫인상을 남기지 못하면 곧바로 도태된다. 구본석 재미팟 대표는 “시장 기대치가 너무 높아져 개발에 들어가는 비용과 시간 등이 과거에 비해 기하급수적으로 늘었다”고 설명했다.
반면에 컴투스 등 전통 모바일게임사들은 매 분기 매출과 수익 측면에서 신기록을 경신했다. 룰더스카이를 개발한 JCE는 단숨에 월매출 30억원을 올려 새 강자로 부상했다.
국내 스마트폰 게임시장 현황과 전망 (단위:억원)
자료:SK플래닛
김원석기자 stone201@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