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기고]전력난 해법 `에너지저장시스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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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미국·독일 등 선진국에서는 전력수급 안정화와 신재생에너지 보급 확대를 위해 에너지저장시스템(ESS) 실증사업이 활발히 진행되고 있다. ESS 개발로 전기의 생산, 사용이라는 기존의 2원계 구조에서 전기의 생산, 저장, 사용이라는 3원계 구조로 전기에너지의 패러다임이 크게 바뀌고 있다. ESS는 전력공급이 안정적이고 예비율이 높을 때 전기에너지를 저장한 후 과부하 시 사용할 수 있다. ESS는 스마트그리드에서 전기에너지의 고효율 운영을 이룰 수 있는 미래 전력산업의 핵심으로 꼽힌다.

더욱이 발전 출력이 불규칙한 태양광·풍력 등 신재생에너지 발전원 보급이 늘어나는 상황에서 ESS의 전력계통 적용은 꾸준히 확대될 것이다. ESS는 지금의 전력난을 해결하고 국가 미래 성장동력 산업으로 발전시킬 수 있는 기술로 부각되고 있다.

최근 일본 정부는 원전사태 이후 전력수급 안정화를 위해 지역별 계획정전을 실시하고 가정, 상업 및 공공시설에 ESS 보급 설치를 추진하고 있다. 2012년 일본의 ESS 보급사업 규모는 1조1000억원으로 알려졌다.

미국·독일 등 주요 선진국에서도 산업 경쟁력 강화 차원에서 초기 시장 창출과 선점을 위한 보급 사업이 한창이다. 미국에서는 대형 전력회사를 중심으로 ESS 기술 개발과 실증사업을 펼치고 있으며, 독일과 프랑스는 공동으로 태양광발전과 연계한 ESS 실증사업에 나섰다.

ESS는 스마트그리드 초기 시장을 창출할 수 있는 기술로 국내 2차전지 업체와 중전기 업체가 꾸준히 기술을 개발하고 있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ESS 설치 유인이 부족한 것이 국내 시장 형성을 더디게 하고 산업화 추진에 걸림돌이 될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국내에서도 2013년부터 ESS 보급을 위해 제품 인증과 함께 보조금 지원과 의무화 제도 도입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고 있다.

안정적인 전력수요 관리와 급팽창하는 세계 전력저장시스템 시장을 고려할 때 국내 ESS 보급 확대는 선택이 아닌 필수다. 시장 창출과 성장을 유도할 수 있는 비즈니스 모델을 개발하고 이를 뒷받침할 수 있는 기술·제도적 지원 방안을 시급히 마련해야 한다. 또 ESS는 안전성과 효율성 검증이 필요하므로 인증 절차와 공인시험인증기관 기반 구축이 필요하다. 안전성과 효율성이 미비한 시스템이 거래되면 이제 시장 형성 단계인 ESS 보급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이다.

ESS는 국제표준이 초기 단계이므로 표준화 선점을 위해 산·학·연·관의 입체적 활동도 필요하다. 정부의 인센티브 제공, 전력요금 개편, ESS 설치 의무화 방안 등을 포함한 정책을 유기적으로 펼쳐야 한다.

국회에서 열린 `2차전지 글로벌 경쟁력 강화방안 토론회`에서 조재필 울산과학기술대학교 교수는 2차전지 산업의 급성장으로 2020년까지 1000명 이상의 석·박사급 기술 전문 인력 양성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일본·중국·미국은 2차전지 산업을 국가 신성장전략 산업으로 선정해 대규모의 연구개발(R&D) 비용, 산업 지원 정책과 함께 보급을 위한 제도적 기반 보완에 적극 나서는 등 세계 시장 선점에 주력하고 있다. 최근 정부는 `전력저장장치 보급촉진위원회`를 발족해 국내 시장 창출과 해외 시장 공략에 나섰다. 이것이 국내 ESS 산업 발전에 기념비적인 이정표가 되기를 기대한다.

김광범 연세대 재료공학부 교수 kbkim@yonsei.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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