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고리원전 1호기 놀릴 때 아니다

연일 계속되는 폭염으로 예비전력이 400만㎾를 가까스로 지키고 있다. 예비전력이 500만㎾ 이하로 내려가면 전력당국은 준비태세에 들어가고 400만㎾ 밑으로 내려가면 100만㎾마다 `관심` `주의` `경계` `심각` 단계로 상황이 긴박하게 돌아간다. 단계별 조치도 강화된다.

아직까지는 안정적인 전력수급을 유지하고 있지만 전력당국은 하루하루가 살얼음판이다. 그나마 지금은 민간 발전기 가동을 늘리고 기업체가 협조해 전력수요를 300만㎾ 이상 줄였다. 마지노선인 400만㎾ 선을 가까스로 지키고는 있지만 산업계 도움이 없으면 언제든 비상사태에 빠진다. 블랙아웃이 실제 상황으로 닥칠 수 있다는 이야기다.

올해는 폭염이 예년보다 길어질 것이라는 예보다. 정부와 전력당국은 멈춰 있는 고리원전 1호기 재가동에 눈을 돌렸다. 예비전력이 아슬아슬한 상황에서 58만7000㎾짜리 고리원전 1호기라도 재가동하면 부족한 전력공급량을 어느 정도 메울 수 있기 때문이다.

고리원전 1호기는 국제원자력기구(IAEA)의 안전성 검증을 마치고 원자력안전위원회로부터 재가동 승인을 받았다. 지식경제부와 한국수력원자력은 지역주민과 대화로 소통한 다음 가동하겠다고 했지만 지역주민과 시민단체 반대는 한결같다. 원전 관리 직원의 사고사실 은폐는 분명히 잘못됐고 재발해선 안 된다. 하지만 안전성이 검증된 원전은 국가적인 전력수급 차원에서라도 재가동해야 한다. 국제사회에서도 안전성에 문제가 없는 한 계속운전을 허용하고 있고 67기가 계속운전되고 있다.

대한민국은 이미 눈앞에 블랙아웃 경고등이 켜졌다. 일본이 대부분의 원전을 끄고도 버티는 것은 석탄 화력의 여유가 있기 때문이다. 무더위가 기승을 부리는 요즘 대한민국 전력공급 상황은 원전 1기를 놀릴 만큼 한가하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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