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톡 "돈 내라고? 그럼 보이스톡 사업 접겠다" 초강수

카카오, 망 사용 대가 요구시 사업 철수 암시

카카오가 무료 음성통화 서비스인 `보이스톡` 사업 철수라는 초강수를 암시했다.

이석우 카카오 대표는 26일 국회의원 연구단체인 `한국적 제3의 길`이 초청한 강연에서 “보이스톡에 망사용 대가를 물린다면 사업을 접을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이 대표는 “카카오는 연간 적잖은 회선 사용료를 통신사에 내는데, 가상이동통신서비스(MVNO) 기업처럼 망 임차비용을 추가로 부담하라는 요구는 말이 안 된다”고 덧붙였다.

지난 6월 `보이스톡` 데이터 손실률 공개에 이어 방송통신위원회와 이동통신사를 향한 압박강도를 높인 발언이다. 망 사용료 부과는 외국 무료 통화 서비스인 `스카이프`나 `바이브`와 역차별이 발생할 수 있고, 카카오톡처럼 기술 혁신이 더 이상 한국에서 일어날 수 없다고 항변했다.

이 대표는 “카카오톡은 우리 사회에 새로운 가치를 만들어 왔지만, 지금 기로에 서 있다”며 “데이터망을 활용하는 보이스톡은 이통사의 음성 전용서비스에 비해 품질경쟁에서 따라갈 수 없다”고 이통사의 견제를 피해갔다.

이 대표의 이날 발언은 최근 방송통신위원회가 사실상 이동통신 3사가 보이스톡 서비스를 컨트롤할 수 있도록 허용한 직후여서 더욱 관심을 끈다. 방통위가 이통사에 유리한 유권해석을 내렸지만 △민생 차원의 통신비 인하 △통신시장의 공정경쟁 환경 조성 △글로벌 토종 SNS 육성이라는 카카오톡에 우호적인 여론이 있는 상황이다.

세계 5300만명이 사용하는 카카오톡은 하루 평균 2300만명이 이용한다. 하루 메시지 전송이 30억건을 넘어서 한국을 대표하는 모바일 플랫폼으로 자리잡았다. 포털 1위 네이버의 일일 방문자 1500만명보다 많다. 이통 3사의 문자 이용 합계인 3억건의 10배에 달한다.

이날 행사에서는 통신비를 인하할 보완재로 보이스톡이 거론됐다. 박영선 민주통합당 국회의원은 “해외에서 보이스톡이 매우 유용했다”며 “간접적으로 통신비 인하 효과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석우 대표는 이와 관련해 “보이스톡은 통신사의 음성통화 대체재로 개발된 게 아니고, 채팅을 하면서 간단히 사용할 수 있도록 기획됐다”고 말했다.


김원석기자 stone201@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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