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년 2월 구글은 삼성에게 P1과 P3(갤럭시탭과 갤럭시탭10.1) 디자인이 아이패드와 `너무 비슷하다(too similar)`며 P3를 아이패드와 구분될 수 있는 디자인을 주문했다.”(애플)
“삼성은 2007년 애플이 아이폰을 출시하기 이전에 터치 인터페이스를 기반으로 하나의 물리버튼을 가진 직사각형 모양의 차세대 휴대폰을 디자인했다”(삼성전자)
30일 오전 9시 미국 캘리포니아 북부 새너제이법원에서 열리는 삼성전자와 애플 간 본안 소송 긴장감이 고조되고 있다.
두 회사가 공판 전 법원에 제출한 공판 요약서류(Trial Brief)가 공개돼 쟁점이 부각됐다. 애플은 66쪽, 삼성전자는 23쪽의 분량의 공판 요약 서류를 제출했다.
공판 요약서류는 미국 법원 증거개시제도(디스커버리)를 통해 취합한 증거를 토대로 소송에서 최종적으로 다룰 구체적인 내용을 담고 있다.
미국 민사소송에는 법원 본안 심리에 앞서 당사자 간 증거를 수집하는 디스커버리제도가 있다. 소송을 제기한 상대 기업에 찾아가 침해 주장에 대한 자료를 수집하는 것이다.
이를 통해 애플은 삼성과 구글이 주고받은 문서를 확보, 갤럭시탭 출시 전 구글이 삼성전자에 아이패드 디자인 침해 우려를 제기한 사실을 발견한 것으로 보인다.
애플 공판 요약서류에는 2008년 신종균 삼성전자 사장이 “아이폰 터치 방법을 채택하라고 지시했다”는 내용이 삼성 문건에서 발견됐다고 명시돼 있다. 삼성이 자사에 불리할 수 있는 구글 관련 문서를 제출한 것은 디스커버리 제도에 따른 것으로 일부 자료를 누락할 경우 법정모독으로 소송도 해보지 못하고 패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삼성은 공판 요약서류에 “2006년 삼성 디자이너는 손에 쥘 수 있는 터치 스크린에 모서리를 둥글게 처리한 정사각형 아이콘 인터페이스를 구상했다”고 밝히며 당시 그래픽사용자환경(GUI)과 디자인 사진을 첨부했다.
이창훈 특허법인 아주양헌 변호사는 “애플은 디스커버리를 통해 확보한 삼성과 구글 간 대화에 주목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며 “특허를 침해했다고 판단하는 증거임과 동시에 고의 침해를 입증하려는 것으로 분석된다”고 말했다.
이 변호사는 “미국 법원은 징벌적 배상제도로 고의침해를 두고 있으며 단순 침해가 아닌 고의 침해일 경우 3배의 손해배상을 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한편, 이번 본안 소송은 공개 공판으로 진행돼 미국 등 국내외 언론이 새너제이 법정에서 세기의 특허전쟁을 실시간으로 중계할 가능성도 높다.
김인순기자 insoon@et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