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글이 모토로라를 인수하면서 이 회사가 보유한 특허를 헐값에 사들인 것으로 나타났다.
구글의 모토로라 인수가 124억달러 중 특허료로 책정한 금액은 절반에도 못미치는 55억달러에 불과했다. 인수 당시 `특허권 포트폴리오를 보완할 것`이라는 구글의 주장이 무색한 것. 전문가들은 구글이 하드웨어 시장에 진출해 안드로이드 생태계를 구축하려는 전략이 더 확실해졌다고 분석했다.
26일 구글이 미국증권거래위원회(SEC)에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구글이 모토로라 인수가 중 1만7000개 특허권 매입으로 산정한 금액은 55억달러였다. 이 외에 현금 29억달러, 영업권 26억 달러, 고객 확보 7억3000만달러, 그 외 자산 6억 7000만달러 등으로 책정했다.
워싱턴포스트는 “이번 산정 결과로 볼 때 특허 확보가 구글의 인수 주요 목적이었는지 더 모호해졌다”며 “구글은 당초 예상했던 것보다 특허 가치를 크게 보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안드로이드 생태계를 구축하려는 움직임이 더 크다”고 분석했다.
구글이 모토로라 인수를 발표했을 때 IT 업계는 충격에 빠졌었다. 안드로이드라는 운용체계(OS)는 있지만 애플처럼 하드웨어를 제조하지 않았기 때문에 인수를 통해 직접 스마트폰 등의 제조에 나설 것이라는 분석이 제기됐다. 삼성전자, HTC 등 주요 고객사들은 긴장했다. 하지만 래리 페이지 CEO는 “특허권을 위한 것”이라고 주장을 일축한 바 있다.
앞서 구글은 실적발표에서도 모토로라에 대한 구체적인 전략을 요구하라는 애널리스트들의 요구에 응하지 않았다. 다만 독립적으로 운영될 것이라고만 강조했다.
허정윤기자 jyhur@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