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 대통령이 26일 기업 수출 진작책이 더디다며 관계 부처를 다그쳤다. 시중은행들엔 기업 재무제표 수치가 다소 나빠지더라도 기업 대출을 줄이지 말라고 당부했다.
이 대통령은 이날 청와대에서 비상경제대책회의를 주재하고 “올초부터 수출 여건이 어려울 것으로 예견했다. (오늘이) 두번 째 회의인데 비상에 대응한 속도가 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올초에 회의를 했고 그때부터 세부적 대책을 세워 추진했어야 하는데 지금 늦었다”면서 “이렇게 할 것이면 장관 주재로 회의를 해도 되는데, 아침 일찍부터 대통령 주재로 회의하는 이유는 지금이 비상상황이기 때문”이라며 속도감 있는 대책 시행을 지시했다.
그러면서 “전체 제도 개선에 대한 것도 중요하지만 수출에 관한 것은 개별 기업에 대해 그때그때 해결해줘야 한다”면서 “태스크포스(TF)를 만들어서라도 속도감 있게 해결책을 제시해달라”고 덧붙였다.
이 대통령은 은행들에 “불경기가 되면 기업 재무제표는 나빠질 수밖에 없다”며 “단순히 숫자만 보고 대출해주지 말고, 이렇게 어려울 때는 노력하는 기업들에 대해 적극적으로 배려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기업들의 투자가 멈춰선 안된다는 뜻도 내비쳤다. 이 대통령은 “세계가 주춤할 때 (우리) 기업들이 적극적으로 투자해주기 바라고, 기업의 입장에서도 위기는 기회일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 대통령은 “2008년 리먼사태 때는 세계 모든 나라가 지지부진할 때 한국 기업들이 투자를 계속 해줘서 우리는 회복이 빨랐다”고 진단했다.
한편, 이 대통령은 7월30일부터 닷새간 지방 모처에서 가족과 함께 여름휴가를 보낼 예정이다.
권상희기자 shkwo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