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그룹이 독일 태양광 전문기업인 큐셀 인수전에 공식적으로 뛰어들었다.
26일 업계에 따르면 한화그룹은 최근 큐셀 인수를 위한 입찰에 참여한 것으로 알려졌다. 독일 딜로이트회계법인이 매각주관사로 참여하고 있으며 세부적인 인수조건은 아직 공개되지 않았다.
한화 측은 큐셀 인수에 상당기간 공을 들여왔다. 큐셀이 지난 4월 파산신고로 인수·합병(M&A) 매물로 나오자 곧바로 인수 검토에 들어갔다.
한화는 큐셀 인수로 외형 성장에 필요한 시간을 줄이는 동시에 큐셀이 보유한 브랜드 인지도를 이용해 셀러파워를 확보할 수 있다는 판단이다. 큐셀이 독일 태양광의 상징으로 통하는 만큼 유럽 시장에서 한화의 브랜드 인지도를 넓히는 데 도움이 될 전망이다. 한화는 지난해 유럽 프로축구팀인 볼턴·유벤투스·함부르크SV와 스폰서십을 체결하는 등 유럽에서 태양광 브랜드 인지도 확대에 주력하고 있다.
한화가 큐셀을 인수하면 태양광 제품 생산능력을 2GW 이상 확보하게 돼 단숨에 세계 선두권으로 도약하게 된다. 선텍·JA솔라·트리나솔라 등 메이저 태양광업체는 대부분 2~3GW의 생산능력을 갖춰 가격경쟁력을 확보했다.
김동환 고려대 교수는 “큐셀은 세계 최고 자리에 올랐던 업체인 만큼 인지도가 높은 데다 아직 알려지지 않은 다양한 연구개발(R&D) 성과도 갖고 있을 것으로 예상돼 적절한 가격에 인수가 성사된다면 큰 호재가 될 것”이라며 “유럽은 여전히 가장 큰 태양광 시장이기 때문에 향후 재정위기가 진정되면 유럽 진출에 있어서도 의미가 클 것”이라고 말했다.
인수에 따른 위험부담에는 업계 의견이 엇갈린다. 큐셀의 지난해 영업적자 규모가 8억4600만유로인 것과 파산 원인이 중국산 모듈보다 높은 제조원가라는 점이 위험요소로 지적됐다. 한화케미칼이 최근 한화솔라원 경영권 인수, 폴리실리콘 공장 설립 등 대규모 투자를 집행하면서 재무구조에 우려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반대로 큐셀이 지금과 같이 낮은 가격에 매물로 나온 것 자체가 한화그룹에는 기회라는 시각도 있다. 시장 침체로 파산한 유럽·미국 태양광업체들을 중국기업이 적극 인수하고 있기 때문에 지금 기회를 놓쳐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최근 중국 전력업체 하너지는 큐셀 자회사인 박막태양전지업체 솔리브로를 인수했으며, 중국 건설업체 TFG는 미국 태양광업체 어센트솔라를 인수했다.
한화는 인수에 따른 위험부담에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한화케미칼 관계자는 “현재 구체적인 사항이 확정된 것은 없으나 이미 폴리실리콘 공장 설립에 따른 투자의 60% 이상을 집행했고 신용등급과 세전이익 등을 고려하면 M&A에는 재무적 부담이 없을 것”이라며 “말레이시아 등 큐셀의 신규 제조라인 생산원가는 충분히 시장경쟁력을 갖출 만한 수준으로 판단한다”고 말했다.
최호·유선일기자 snoop@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