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게임업계 내부 보안, 윤리 바로 잡아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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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전 네오플 직원이 징역 1년 실형을 선고받았다. 죄목은 영업비밀 누설과 배임수재다.

그는 불법으로 게임 머니를 거래하는 이른바 `작업장` 브로커와 결탁해 회사 보안 프로그램을 피하는 정보를 작업장에 전달했다. 불법 프로그램 사용으로 정지된 게임 계정을 풀어주고, 회사 극비 자료와 이용자 개인정보를 수십 차례에 걸쳐 전달했다. 그 대가로 1억원 이상을 받았다.

연간 수천억원을 벌어들이는 인기 게임을 만든 개발사에서 벌어진 일이다. `던전앤파이터`는 중국에서만 연간 5000억원 이상을 벌어들이는 인기 게임이다. 도덕불감증에 걸린 직원 탓에 이 회사는 신뢰도에 큰 상처를 입었다.

게임 업계 도덕불감증은 어제오늘 일이 아니다. 재직기간이 짧고 이직이 잦은 업계 특성상 자신이 개발한 콘텐츠를 가지고 퇴사하는 사례도 있다. 일종의 이직 포트폴리오로 삼는 셈이다. 기술 유출 분쟁이 일어나는 것도 이 때문이다.

콘텐츠 개발에만 열중하고 보안이나 서비스가 우선순위에서 뒤로 밀리는 일이 잦다. 직원 윤리 교육은커녕 제대로 된 보안 강령이나 서비스 지침을 둔 회사도 드물다.

이용자 정보를 직접 관리하는 운영 및 고객서비스 부문 직원에게 불법 작업장이 손을 뻗치는 때가 있기 때문에 더욱 시급한 문제다. 개발 부문보다 상대적으로 보상이나 처우, 신분이 불확실한 이들에게 거금은 뿌리치기 힘든 유혹이다.

대책은 직원 윤리 교육 강화와 강력한 감시, 처벌 시스템 마련이다. 일년 넘게 보안 정보가 유출됐지만 회사는 문제를 바로 확인하지 못했다. 보안 시스템이 계속 뚫렸지만 이용자가 자기 개인정보를 제대로 관리하지 않은 탓이라고만 여겼다. 그동안 회사의 신뢰도는 물론이고 이용자에게도 큰 손해가 발생했다.

외부 보안 시스템 강화만큼 내부 보안과 직원 교육에 신경 써야 할 시점이다. 게임사가 그동안 성장하느라 제대로 돌보지 못했던 작은 부분이 언제 커다란 부작용으로 돌아올지 모른다. 소 잃고 외양간 고치는 식의 문단속은 그만해야 한다.


김명희 콘텐츠산업부 noprint@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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