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가 검증 장비에 성능검사 등 형식적 절차를 없앤 `긴급구매제`를 도입한다. 장비 협력사의 업무와 비용을 절감할 수 있고, KT도 장비 납품기간 단축으로 서비스나 상품 출시를 앞당길 수 있는 파격적인 제도다.
KT(회장 이석채)는 협력사 납품장비 규격제정과 성능검사 등을 대폭 생략한 긴급구매제를 도입한다고 23일 밝혔다.
긴급구매제란 납품장비 사양을 시험하는 벤치마크테스트(BMT)를 생략하고 간단한 서류심사 등만 거쳐 장비를 납품할 수 있도록 한 제도다.
일반적으로 통신사가 장비를 납품받을 때는 통신사가 요구한 세부 규격서에 맞춰 납품장비를 개발하고, 개발된 장비의 안정성과 적정성 등을 평가하는 BMT를 실시한다. 이후 품질과 가격 등을 종합평가해 납품사를 선정한다. 긴급구매제로 이 같은 프로세스를 대폭 축소했다.
KT는 긴급구매제를 BMT 절차를 생략해도 일정 수준 이상 품질이 가능하거나 종합평가에서 품질 부문 비중이 낮은 장비부터 적용하기로 했다. 첫 사례는 롱텀에벌루션(LTE) 안테나 장비 구매에 적용된다. 이미 6개 협력사가 납품한 경험이 있으며 제품력도 납품 시 검증한 품목이기 때문이다. KT는 기존에 납품까지 3개월이 걸렸으나 긴급구매제는 1개월로 단축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권상표 KT 구매전략실장은 “KT는 수요예보제 예보주기를 최근 연단위에서 분기단위로 세분화했고 다양한 상생협력 프로그램도 대상을 2차 협력사까지 확대하는 등 동반성장에 노력하고 있다”면서 “긴급구매제 조기정착, 가격협상제 확대에 힘을 쏟는 것은 물론이고 협력사 자원낭비 최소화를 위한 다양한 제도 추진에 박차를 가하겠다”고 밝혔다.
협력사들도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한 협력사 관계자는 “검증된 협력사로서 BMT 등 불필요한 과정과 비용을 줄이는 것은 환영한다”며 “다만 BMT를 이유로 KT 구매계획이 빨리 공개돼 사전 준비기간이 길었는데 긴급구매로 준비과정이 짧아질까 우려된다”고 말했다.
BMT 없이 바로 납품하는 만큼 장비 제조에 걸리는 시간을 감안해 충분한 납품기일을 보장해야 한다는 의견도 있었다.
신생업체는 진입장벽이 높아질 것을 우려했다. 신생 벤처업체 관계자는 “BMT에서 뒤집을 계기가 많았는데 이제 없어져 진입 통로가 좁아졌다”면서 “다른 곳에서 레퍼런스를 만들어와 검증받아야 하는데, 벤처업체가 많은 분야는 제도 적용을 유보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권건호·김시소기자 wingh1@et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