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텔이 모바일 쿼드코어 시장을 선점한 ARM에 정면으로 일침을 가했다.
이희성 인텔코리아 사장은 최근 “ARM의 쿼드코어는 코어만 4개일 뿐 운용체계(OS)가 멀티코어를 지원하지 않고 있어 제대로 활용되지 못한다”며 “OS가 멀티코어를 지원하면 ARM의 코어는 지금 같은 성능을 유지하지 못할 것”이라고 밝혔다.
각각 PC와 모바일 시장의 제왕인 인텔과 ARM의 경쟁이 점점 가열되고 있다. 각자 고유 영역으로 제품을 내놓으며 영토 확장에 본격 나섰기 때문이다. 인텔은 이미 모바일 사업의 로드맵을 갖췄으며, 64비트 마이크로서버를 필두로 한 ARM의 PC 시장 진출은 내년으로 다가왔다. 이들의 경쟁은 마이크로소프트(MS)와 구글의 싸움이자 LTE 시장의 승자를 가리는 승부기도 하다.
이 사장의 이 같은 발언은 인텔이 자사 기술인 X86을 기반으로 향후 확대해 나갈 AP `아톰프로세서`의 임베디드 라인을 염두에 둔 언급이다. 인텔은 삼성전자·마이크로소프트(MS)와 함께 `타이젠`이라는 스마트폰 사업을 시작한 바 있으며 앞으로 자사 멀티코어 로드맵에 따라 ARM과 본격 대결하게 된다. 국내 시장의 경우, ARM코어가 거의 100%에 가까운 시장을 차지해 왔다. ARM코리아 관계자는 “현재 멀티코어로 개발된 모바일 OS는 안드로이드 아이스크림샌드위치 1종이 유일한 상황으로 구글이 멀티쓰레딩 기능을 지속적으로 개선하고 있다”며 “쿼드코어는 모바일 게임 등 무거운 작업을 수행할 때 효과적이며 일부 가벼운 작업에서 모든 코어가 작동할 필요가 없을 뿐”이라고 설명했다. 멀티쓰레딩 기능은 OS에서 각각의 코어가 처리하는 업무량이 많을 때 이를 소프트웨어(SW)를 활용해 적절히 분배하는 기능이다. 이 관계자는 이어 “구글은 X86코어와도 호환시킬 특별한 필요성을 못느끼고 있다”면서 “반면 MS는 개발자들에게 인텔 뿐 아니라 ARM 코어 기반에서도 잘 수행되도록 권장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모바일 OS 시장에서 우위를 점하고 있는 안드로이드는 인텔에 유리할 게 없지만 ARM이 진출할 PC 시장에서는 MS가 호의적이라 생태계 구축에서 따라잡기 수월하다는 것. 향후 PC 시장에서 양사의 경쟁이 격화될 것이라는 뜻이다.
인텔 관계자는 “범용 포지셔닝을 하는 ARM에 비해 인텔은 고객사의 목적에 맞는 아키텍처를 지원해 줄 수 있는 강점이 있다”며 “또 PC시장에서 인텔의 미세공정은 22나노미터(nm)로 업계 최고 수준”이라고 강조했다. 인텔은 지난 5월 제온프로세서 제품군 3종을 출시하며 마이크로서버 시장에도 진출했다.
정미나기자 mina@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