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석준 기상청장 "소통부족이 과학기술발전 가로막는다"

과학기술 발전을 막는 요인에 과학계의 소통 부족이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내·외부 커뮤니케이션 활용을 높여 산업과 융합된 과학기술 발전을 이뤄야 한다는 주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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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석준 기상청장은 20일 서울 인터컨티넨탈호텔에서 열린 `과학기술포럼 토론회`에서 “과학기술계에 몸담고 있는 사람은 한 연구 분야에만 집중하는 경향이 있다”며 “관련 네트워크를 이용해 큰 그림을 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과기인이 자신의 연구에만 몰두하지 말고 관련된 다른 분야와 소통을 강화해야 한다는 설명이다.

기상과학을 예로 든 조 청장은 “우리나라 기상예측 기술력은 세계 7위권 수준으로 매우 높다”면서도 “산업이 기술을 쫓아오지 못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라고 밝혔다. 기상청 자료에 따르면 2011년 우리나라 기상산업 시장은 1000억원 규모다. 미국 9조원, 일본 5조원에 비해 턱없이 작은 규모다.

조 청장은 “기상예측 기술에만 집중한 결과, 관련 산업화에 신경을 쓰지 못한 부분이 있다”며 “기술 연구도 중요하지만 사람 간 네트워크와 경제 흐름 등 다방면의 흐름을 읽지 못하면 관련 산업이 발전하지 못한다”고 말했다. 우리나라 기상 기술력에 수준에 맞는 기상산업 시장 규모는 최소한 2조원은 돼야 한다는 것이 조 청장의 생각이다. 조 청장은 “치안 업무를 경찰만 담당하는 것이 아니다. 보안업체, 관련 장비, 민·관의 소통 속에서 안전한 사회가 구축되는 것이다”며 “기상예측도 기상청만 일을 한다고 올바른 기상시스템이라고 할 수 없다”고 말했다. 기상 관련 장비를 생산하는 업체, 일기 예보를 전파하는 미디어, 국민의 신뢰가 기상청과 함께 어우러져야 완벽한 우리나라 기상 시스템이 구축된다는 설명이다.

조 청장은 소통 중심의 기상시스템 구축을 위해 기상청 혁신을 이끌 생각이다. 그 중 하나는 인재다. 조 청장은 “기상청 직원·연구자의 수준은 세계 수준이지만 지금까지 너무 연구소 안에서만 있었다”며 “경제·정치·사회·문화·에너지 등 전 분야와 커뮤니케이션할 수 있는 인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기술력 7위의 기상 강대국인데도 세계기상기구(WMO) 등에 소속된 기상 외교 인력이 부족한 현실을 소통 능력 강화로 해결할 계획이다.

기상산업 시장 규모 확대를 위해서 기상장비 국산화에도 발벗고 나설 예정이다. 조 청장은 “우리나라 기상장비는 중소기업에 매우 영세하다. 많은 부분 외국산 기상장비 수입에 의존해 있다”며 “기상레이더 국산화, 한국형수치예보 모델 개발 등으로 대한민국 기상영토를 확장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권동준기자 djkwon@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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